맨손으로 시작해 거부를 일궈낸 고(故) 왕융칭(王永慶) 대만플라스틱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향년 91세로 숨지면서 자녀들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됐다. 12일 홍콩의 대공보(大公報)를 비롯한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왕 회장은 편지에서 “모두가 재부(財富)를 바라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고 누구도 떠날 때 가지고 떠날 수 없다”면서 “모으는 재산은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과 작별할 때는 재산도 모두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예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내가 노력해서 성취를 이뤘지만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면서 “내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사회의 진보와 복지에 기여하려고 한다. 너희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부는 하늘이 우리에게 잘 관리하고 쓰라고 맡긴 것이라는 본질을 알고 이런 인식하에 인생을 충실히 꾸려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고 왕 회장의 개인 재산은 약 68억달러(8조9700억원)로 대만에서 린위안그룹의 차이훙투(蔡宏圖) 회장(약 77억달러)에 이어 두번째 부자였다. 그가 평생의 노력으로 세운 대만플라스틱그룹은 9개 업체에 직원 7만명으로 자산이 무려 1조5천억 대만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