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풀면 금융허브로 도약"

"금융규제 풀면 금융허브로 도약"

 “미 달러화는 이미 정점을 쳤고 앞으로 미 정부의 외환관리가 예상되기 때문에 대미 투자가 점점 저조해질 것이다. 반면 수요는 점차 늘어나지만 공급은 줄어드는 석유, 농산물 등 원자재 시장이 호황기에 들어설 것이다.”-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CEO

 “미국은 올해 3분기 성장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했고 4분기와 내년 상반기도 그런 추세를 유지할 것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침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제 전망이 달라질 것이다.”-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2일 서울국제금융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들이 한 주요 발언들이다. 행사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전망하면서 금융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금융시장의 위축이 오히려 서울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여러 의견들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국 금융시장 발전의 발목을 잡는 규제 문제를 지적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로저스 CEO는 “서울은 규제가 너무 많아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하다”며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완화와 함께 감독기관 역할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윌리엄 라이벡 금융감독원 특별고문은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선진국인 미국의 시스템도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국이 금융 부문의 ‘리더 국가’가 되려면 규제 문제를 다루는 금융감독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빈약한 인프라 문제도 지적됐다. 로버트 클렘코스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학장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어를 이용한 의사 소통능력 향상, 국제표준에 맞는 규제 체계 확립 등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각국 경제위기로 직결되는 것을 보면 금융 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면서 “먼저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선도하는 주체를 중심으로 향후 금융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시장은 “역발상으로 볼 때 위기상황인 지금이 바로 서울이 아시아 금융허브를 향해 다시 한번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적인 투자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 민유성 한국산업은행장,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등 국내외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에 이은 행사에서는 △세계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른 금융센터의 역할 △한국금융시장의 당면과제와 전략 △서울의 금융허브 추진전략 등 3개 주제를 놓고 국내외 금융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