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장 하드사업 `태풍의 눈`

 삼성전자의 외장 하드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외장형 하드 사업 진출을 알린 삼성은 지난달 공개한 외장 하드 ‘S시리즈’를 다음주 시장에 풀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HDD 제조사며, 최고의 PC유통망과 마케팅력을 갖춘 삼성의 진출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장 하드 S시리즈는 1.8인치 HDD를 채택한 초소형 ‘S1 미니’, 2.5인치 HDD를 채택한 휴대형 ‘S2 포터블’ 2종으로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측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외장 하드의 휴대성·데이터 안정성·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삼성전자만의 프리미엄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까지 만족시키고자 했다”며 “지금까지 PC 및 내장 HDD 사업에 집중해 왔으나, 외장하드 사업에 진출해 소비자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 외장 하드로 재미볼까=외장형 하드 시장은 한 달 20만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를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기관이 없어 정확한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월 1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시장을 두고 60∼7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도 외장 하드 시장이 크게 꿈틀거릴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은 국내 노트북 시장 부동의 1위로 최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마케팅력도 단연 앞선다. 삼성의 외장 하드는 삼성전자의 여느 제품과 함께 국내영업사업본부가 유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트북PC를 유통하는 모든 채널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출시한 고성능 슬림 노트북PC와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가격이 다소 비쌀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초기 가격은 시게이트·후지쯔 등에 비해 비쌀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산 브랜드 업체, 조립형 제품을 두고 삼성을 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경기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도 문제다.

 ◇‘완성형’ 외장 하드 대세 되나=삼성의 진출로 완성형 외장 하드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외장 하드 시장은 조립형이 대세를 이룬다. 조립형은 HDD와 하드 케이스를 따로 사서 조립하는 형태다. 용산을 근거지로 50∼60개에 이르는 중소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로 추산된다.

완성형은 HDD를 만드는 업체가 외장 하드를 완성품으로 내놓는 것이다. 시게이트, 후지쯔, 웨스턴디지털 등 외산업체가 주도해왔다. 삼성 또한 자체적으로 HDD를 만들어 조립형 업체에 비해 가격 운용과 시장 대응이 앞설 수 있다.

국내 중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LG전자가 외장 하드 사업에 진출해 업계가 한번 술렁였지만, 기존 조립형 업체와 차별화가 안 돼 예상만큼 여파는 없었다”며 “하지만 HDD를 제조하는 삼성이 본격 진출함에 따라 외장 하드 시장이 완성형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