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사업을 하거나 추진중인 부품업체들은 북한군이 다음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사업하기 힘든 여건에 돌출 악재가 터져나오자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정치적인 ‘쇼’에 그쳐 이번에도 바퀴소리만 클뿐 무난히 지나가지 않겠냐는 기대의 목소리도 한쪽에서 나왔다.
◇‘관광은 안가도 그만이지만…’=커넥터업체인 C사는 올 연말까지 개성에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었다. 기존의 인천 공장과 생산이원화 체계를 추진해왔다. 늘어나는 생산량을 감당할 제2의 생산기지로 개성을 택한 것이다. 회사 측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북한이 말한 조치가 단기적으로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한에 생산기지가 없고, 현재 개성에서 생산을 하는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강산 관광은 안가도 되지만, 개성은 사업과 직결되는 곳”이라며 우려했다. 이 회사는 개성공장 가동이 수개월 정도 지연될 경우 인천 공장에서 물량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에서 광학부품을 생산하는 재영솔루텍은 북한의 발언이 전략적인 위협이지만,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염려했다. 부품의 경우 고객사 납기가 생명인데, 통행절차가 엄격해지면서 제품 수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위축일 뿐 문제 없다’=프린터 카트리지를 개성서 생산하는 컴베이스는 답답하긴 하지만 북측도 실리를 위해 섣불리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박남서 컴베이스 사장은 “개성공단서 사업이 중단되면 북한의 피해가 더 크다”며 “북한 주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한데, 말처럼 쉽게 실행에 옮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인테나 등을 생산하는 파트론 역시 오늘(13일)까지 직원들이 왕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일부를 개성서 담당하는 것이기에 만일의 경우에도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