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낚시꾼이 둥근 카메라를 낚싯줄에 매달아서 휙 던진다. 잠시 뒤 물에서 꺼낸 카메라에는 낚시 포인트에 어떤 물고기들이 사는지 생생한 동영상이 찍혀있다.
#2: 대학교 등산부에서 겨울철 빙벽등반에 나섰다. 한 대원의 헬멧에 소형 카메라가 달렸다. 빙벽 정상에 오르는 순간 동아리방에 모인 후배들은 강원도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등반장면에 환성을 지른다.
DVR제조사들이 오락과 스포츠를 위한 휴대형 영상장치를 잇달아 출시했다. 내년 보안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스타넥스(대표 박상래)는 골프공 크기의 초소형 DVR ‘캠볼’에 맞춘 낚시용 방수팩과 목걸이 액세서리를 다음주 선보인다. 캠볼을 둥근 방수팩에 넣어 낚싯줄에 매달면 물 속 고기들의 움직임이 훤히 드러난다. 낚시 동호회들이 수중 DVR과 방수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예쁜 목걸이에 달린 DVR도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대화할 때 목걸이 DVR로 녹화하면 언제든지 동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복습할 수 있다.
박상래 스타넥스 사장은 “보안시장 외에 교육, 레저분야에서 DVR 잠재수요가 더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컴아트시스템(대표 설창훈)은 국내 최초로 담뱃갑 만한 크기의 휴대형 개인방송시스템(PBS: Personal Broadcasitng System)을 이달 말 출시한다. 이 장비에 소형 카메라만 연결하면 와이브로, HSDPA망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실시간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값비싼 방송장비가 없어도 개인의 시각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손쉽게 공유하는 것이다. 컴아트측은 최근 UCC붐에 따라 중요한 이벤트를 생중계하는 PBS수요의 확산을 기대했다. 아이디폰(대표 엄현덕)은 GPS기능이 내장된 휴대형 DVR장비 "카이샷(KAISHOT)"을 시판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래 군대와 경찰에 납품하려고 개발한 제품이다. 그런데 시장판매는 자전거를 비롯한 스포츠 UCC를 남기려는 민간인 수요가 대부분이다.
설창훈 컴아트시스템 사장은 “내년도 보안시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를 찾아야 한다. DVR에 사용되는 영상기술을 응용하면 오락, 스포츠분야에서 뜨는 영상수요를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