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제록스, IT 서비스업체로 도약할 것"

"후지제록스, IT 서비스업체로 도약할 것"

“후지 제록스는 더 이상 하드웨어 업체가 아닙니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서비스회사로 새로 비전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거 ‘복사기=제록스’ 이미지는 잊어 주십시오.”

일본 후지제록스 본사에서 만난 야마모토 타다히토 후지제록스 사장·사진은 과거 ‘복사기 = 제록스’ 이미지는 잊어 달라고 주문했다.

“제록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아날로그 복사기를 개발한 업체입니다. 아날로그 복사 기술로 1970, 1980년대를 주도했습니다. 이어 1980년대 중반 ‘디지털’을 화두로 내세웠습니다. 다시 1990년대 ‘컬러’로 시장을 주도했고 지금은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 중입니다.”

타다히토 사장은 연구개발 분야의 절반은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에 집중할 정도로 IT와 컨버전스(융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사무기기도 변해야 합니다. 이전처럼 종이를 출력하고 복사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사내에 모든 문서 입출력과 관련한 허브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IT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최근 공개한 IT와 웹을 기반한 ‘도큐먼트 메시징 플랫폼(DMP)’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DMP는 제록스가 미래 시장을 겨냥해 내세우는 기술로 네트워크와 사무기기를 맞물려 유비쿼터스 사무환경을 구현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개념이다.

타다히토 사장은 “2012년 후지제록스가 창업 5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조로 10년 비전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며 “올해는 서비스회사를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단계이며 내년에는 IBM·SAP와 같은 업체와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춰 애플리케이션 경쟁력을 배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IT인프라가 앞선 한국은 후지제록스에 좋은 시험 무대이며 한국 업체는 든든한 파트너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다히토 사장은 “내년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다소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IT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퓨전 기술로 성장세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후지제록스는 일본 후지필름과 미국 제록스가 5대 5로 합작해 지난 1962년에 출범했다. 이어 2001년 후지필름이 제록스 지분 25%를 추가 인수했으며, 미국 제록스가 미국과 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을, 후지제록스가 중국과 아태 지역을 상대로 판매망을 구축한 상태다.

후지제록스는 지난해 3월 회계 기준으로 매출 1조2032억엔을 올렸으며 전 세계에 임직원 4만명을 둔 디지털 복사기·복합기 분야의 대표 글로벌 기업이다.

도쿄(일본)=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