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도시 이리의 상처를 보듬는 영화’
지난 1977년 이리역(현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발생한 열차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해 화제가 됐던 영화 ‘이리(장률 감독, 윤진서·엄태웅 주연)’가 현지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에 힘입어 소규모 개봉에도 불구하고 익산에서 먼저 개봉된다.
영화 ‘이리‘는 1977년 11월 11일에 있었던 이리역 폭발사고를 접하게 된 장률 감독이 익산에 내려가 직접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시민들을 만나보며 폭발 후 도시에서 느껴진 쓸쓸함과 황폐함을 토대로 완성한 작품이다.
장 감독은 사고 당시 명칭을 영화 제목으로 정했으며 촬영 역시 100% 익산에서 이뤄져 그야말로 이리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사고를 따라간다. 30여년 전, 한국의 작은 소도시인 이리의 기차역에서 사상초유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그 후 이리는 익산으로 지명이 완전히 변했고 폭발사고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지 오래다.
이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진서(윤진서)는 당시 엄마 뱃속에서 폭발사고의 미진을 받고 태어난 불운의 여인.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여린 영혼을 가진 그녀는 여전히 그 도시에 남아 상처와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런 진서를 지켜보며 보살피던 오빠 태웅(엄태웅) 역시 점점 그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마침내 태웅은 진서를 데리고 바다로 향한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