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세컨드 와인 관심 높아져

 요즈음 환율이 치솟아 모든 원자재, 수입물품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와인도 예외가 아니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 와인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크루(Grand Cru)급은 더욱 가격이 올라 큰마음을 먹기 전에는 마시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보르도 세컨드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컨드 와인은 주로 보르도의 특급 와인들이 그 샤토의 기준에 다소 못 미치는 와인을 다른 라벨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와인이다. 기준에 미달한다고 하나 같은 밭, 같은 포도, 같은 양조자가 만든 와인이라 퍼스트 와인과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 특급 와인과 근접한 맛을 내지만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세컨드 와인의 효시는 1930년대에 샤토 무통 로칠드의 필립 후작이 엄격한 품질관리를 함으로 기준에 미달된 와인을 많이 남기게 되자 이를 모아 ‘무통 카데(Mouton Cadet)’로 시장에 출시,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이다. 현재는 새롭게 ‘르 프티 무통 드 무통 로칠드(Le Petit Mouton de Mouton Rothschild)’라는 라벨로 와인 애호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세컨드 와인에는 예쁜 이름이 많다. 마고지역의 샤토 지스쿠르의 세컨드 와인은 라 시랜드 지스쿠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노래로 오르페우스를 유혹하는 그리스 신화의 시렌(Siren)에서 따 왔다. 이 와인을 마시면 마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 황홀감을 느낀다는 뜻에서일 것이다. 생테밀리옹의 1등급 와인인 슈발블랑의 세컨드 와인인 프티 슈발은 작은 말이라는 귀여운 이름이다. 샤토 라투르의 세컨드 와인은 레포츠 라투르(Les Ports Latour)로서 그 지역 3등급 와인보다 훌륭해 인기가 매우 높다.

 이러한 세컨드와인의 큰 장점은 퍼스트 와인 대비 이른 시간에 와인의 맛을 충분히 즐기며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구덕모 와인&프렌즈 사장 www.wineandfrie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