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웰터급 복서로 활동하며 코뼈까지 부러진 10대 소년. 비틀스의 공연을 보며 피아노에 세계에 빠지지만 가난한 밴드 생활, 개인적인 갈등, 우울증 등으로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청년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가수 빌리 조엘의 젊은 시절이다. 이처럼 질곡 많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솔직한 가사는 세대와 국경을 넘어 그의 음악이 사랑을 받는 요인이다.
그를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한 곡이자 이제 그를 지칭하는 애칭이 된 ‘피아노 맨’ 역시 그가 LA의 한 호텔에서 라운지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의 경험을 담은 곡이다.
‘영국에 엘턴 존이 있다면 미국에는 빌리 조엘이 있다’는 말처럼 피아노로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매력은 2006년 이탈리아 콜로세움에서 연 콘서트에 무려 50만명의 관객을 모으고, 뉴욕 셰이스타디움 공연은 48분 만에 매진시킬 만큼 강력하다.
지난 15년간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팝의 전설’로 남아 있는 빌리 조엘이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에서 공연한 경험이 없는 그기에 오랜 기간 음반과 화면으로만 그를 만나온 팬들의 기대는 더욱 크다.
15일 저녁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피아노 맨, 마이 라이프, 어니스티 등 한국 팬에게도 익숙한 대표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그는 방한 전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대표곡인 피아노 맨을 가장 나중에 들려줄 것 같다”며 “한국 팬과 피아노 맨을 함께 불렀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빌리 조엘은 현재까지 15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이들 앨범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이 팔렸다. 특히, 1979년 발매한 ‘더 스트레인저(The stranger)’는 ‘마이 라이프(My life)’ ‘어니스티(Honesty)’와 같은 메가 히트곡으로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는다. 그래미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한 그는 1992년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이어, 1999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2006년에는 롱 아일랜드 음악가 명예의 전당에 차례로 오르며 명실상부한 팝의 전설임을 보여줬다.
완벽한 무대 연출을 위해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벌레이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엘턴 존, 머라이어 캐리 등의 무대와 조명을 디자인한 스티븐 코헨도 함께 내한할 계획이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