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도 대기업의 코스닥 투자가 대중소 상생협력의 모델로 주목을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견실한 코스닥 업체와 대기업이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지분을 출자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남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의 코스닥 IT기업 인수는 대기업 입장에선 기술획득과 함께 지분법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중소업체 입장에선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와 버팀목이 생겼다는 점에서 윈윈 모델로 평가된다”며 “최근 주가 하락장에서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조현준 효성 사장은 IB스포츠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조현준 사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IB스포츠 유증에 참여해 104억원 규모를 전액 납입했다. IB스포츠와 효성은 서로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효성 측은 조현준 사장이 모바일 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IB스포츠의 유상증자 참여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에서 효성 계열사와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효성은 지난 7월 터치스크린 제조업체인 테라디스플레이와 바로비젼을 계열사에 편입시켰고 휴대폰용 전문생산업체인 소림을 인수해 전자 부품소재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실리콘화일의 협력도 양사에 모두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었다는 평가다.
하이닉스는 지난 7월 실리콘화일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5%를 확보한 데 이어 9월에는 지분을 30%까지 늘렸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고 실리콘화일로서도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로 윈윈 효과가 크다고 저적했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피델릭스와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6월 아바코와 티엘아이 지분 인수를 통해 코스닥 기업과 윈윈 체제를 가동했다. LG디스플레이는 코스닥 업체에 대한 지분참여를 통해 핵심장비와 부품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고 양 코스닥업체도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기업의 코스닥 투자 움직임이 주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코스닥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크게 빠지자 대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적게 주고 지분을 많이 취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M&A 가능성은 주가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위협받는 리스크 요인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