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전(현지시각) G20 세계금융정상회의 1차 본회의에서 “무역 및 투자와 관련한 새로운 장벽을 만들지 않는다는 ‘동결(Stand-Still) 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참가국 정상들에게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할 우려가 있으며 신흥경제국이 이에 따른 피해를 더 많이 보게 된다”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세계 경제 금융위기를 틈타 미국 등 서방 경제 선진국들이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만드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FTA 체결 등 개방정책 지속은 물론 세계 금융기구 개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경제국 입장을 반영하라는 압력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현재 지구촌은 19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WTO DDA 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G20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흥경제국의 외화유동성 확장을 역설하며 “주요 선진국들이 통화스와프를 신흥경제국에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능 강화를 위해 “외화유동성을 필요로 하는 신흥경제국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IMF의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국제공조 아래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이고(preemptive)이고, 과감하게(decisive)하며, 충분(sufficient)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신흥경제국의 어려움을 적극 대변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 국제금융 이슈의 조정자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20 세계금융정상회의는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 증진’ 등을 주요 의제로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20개국 정상과 스트로스 칸 IMF 총재,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및 마리오 드라기 금융안정화포럼(FSF) 의장이 참석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