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이 지난 1974년 12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산 위기에 처한 ‘한국반도체’를 사재를 출연해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는 1차 오일쇼크 영향으로 전 세계에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시기다. 이 영향으로 세계적 반도체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하고 생산 시설을 축소하는 등 반도체 사업 전망이 어두웠다. 이런 환경에서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제반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1975년 9월 손목시계용 반도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1977년 흑백 TV용 TR, 1981년 컬러TV용 IC 개발에 성공해 반도체 기술의 기초를 구축해냈다.
삼성은 1983년부터 첨단 VLSI급 반도체 개발 추진 등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다. 1983년 11월 64K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한국을 세계에서 세 번째 첨단 VLSI급 반도체 기술 국가로 진입시켰다. 1994년에는 일본, 미국에 앞서 256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반도체 사업 20년 만에 기술 측면에서도 세계적 리딩 기업으로 부상했다.
삼성은 이후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1992년 세계 D램 시장 1위,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 1995년 S램 세계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한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의 자리를 차지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DDR, 램버스, DDR2, 그래픽 DDR2 등 차세대 고성능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D램 시대를 리드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스토리지 분야 혁명으로 대표되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1999년 256M 낸드 플래시 제품을 시작으로 매년 2배씩 제품의 집적도를 증가시킨 제품을 출시하면서 ‘황의 법칙’을 입증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