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에도 휴대폰 스팸 여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A씨가 지난 1개월동안 신고, 거부 요청한 주요 대리운전 스팸

 “최근 2년간 대리운전을 이용하지 않았는데 거의 매일 휴대폰에 광고 메시지(SMS)가 들어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휴대폰 스팸 간편신고 기능 등을 이용해 막아보려 했지만 오히려 신고한 번호로부터 전송되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대출·성인물과 함께 전체 스팸의 80%를 차지하는 3대 악성 스팸 가운데 하나인 휴대폰 대리운전 광고 SMS가 무법천지로 기승을 떨치고 있다.

 17일 지난달 16일부터 한 달간 A씨 휴대폰에 수신된 SMS 가운데 대리운전 광고물 30건을 분석한 결과, 스팸으로 신고할수록 오히려 수신량이 증가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 중앙전파관리소가 지난달 6일부터 연말까지를 ‘불법스팸 차단 및 조사 단속강화 특별기간’으로 삼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음에도 대리운전 스패머의 기세가 등등했다.

 대리운전 광고 메시지는 ‘최근 6개월 안에 거래(이용)한 관계’가 있을 경우 소비자 사전수신동의(opt-in)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대리운전을 이용하지 않은 A씨에게 전송된 SMS들은 방통위 기준(6개월)을 모두 무시, 업계 자정노력과 정부 단속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방증했다.

 A씨는 실제로 ‘82콜대리운전(1644-8282)’ ‘영386콜서비스(1566-0386)’ ‘00700대리운전(1600-00700)’ 등을 휴대폰 스팸으로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내내 광고 SMS를 받았다. 특히 ‘영386콜서비스’는 지난달 16·23·30일과 이달 7·13일 등 무려 5회에 걸쳐 휴대폰 스팸으로 신고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광고 SMS 안에 포함된 ‘수신거부신청’도 효과가 없었다. 지난 4일 ‘00700대리운전’ 운영자의 자동응답(ARS)시스템을 통해 수신거부를 신청했으나 12일 저녁 다시 수신됐다. 이 밖에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음에도 ‘지난 이용에 감사 드린다’는 메시지를 연거푸 전송하는 사업자가 있는가 하면, ‘한 번 도와 달라’는 읍소형에 이르기까지 정부 규제를 무색게 하는 휴대폰 대리운전 SMS가 봇물을 이뤘다.

 실제로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해 휴대전화 스팸 SMS 신고 건수가 △지난 2006년 58만271건 △지난해 217만6287건 △올해 8월까지 953만2380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과태료 부과건수와 금액도 꾸준히 늘어 △2006년 836건 153억40000만원 △2007년 1111건 176억4500만원 △올해 8월까지496건 83억4700만원에 달했다.

 나현준 방통위 네트워크윤리팀장은 이와 관련, “휴대폰 스패머가 가짜 사장을 내세운 채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이른바 대포폰(명의를 도용해 개설한 휴대폰)이나 대포통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며 “휴대폰 간편 신고기능을 통해 특정 번호를 차단하더라도 대포폰이나 이동전화번호 생성기를 통해 악의적인 스팸 발송이 일어나기 때문에 단속이 더욱 어렵다 ”고 전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