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업계가 꾸준한 체질 개선과 최근 고환율 영향 덕분에 지난 3분기 두드러진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다. 삼성·LG를 제외하면 국내 PCB 산업의 대명사격인 대덕전자가 1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LG마이크론·심텍·대덕전자·대덕GDS 등 주요 PCB 업체들은 지난 3분기 전반적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나타냈다.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구조조정의 노력과 최근 고환율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적자에 시달리던 대덕전자는 지난 3분기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1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인터플렉스도 지난 2분기 22억원 영업 적자에서 55억원 이익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최대 PCB 업체인 삼성전기의 경우 3720억원의 매출에 35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10% 가까운 이익률을 자랑했다. LG마이크론도 1675억원의 분기 매출에 비슷한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용 기판에 강점을 지닌 심텍은 ‘키코’ 손실에도 불구하고 분기 매출 1000억원이 넘어 3분기 누적 매출 3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밖에 네트워크장비·수퍼컴 등 고부가 PCB에 특화된 이수페타시스도 2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임병남 사무국장은 “지난 수년간 PCB 업체들이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해외 시장 개척 등의 노력을 벌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PCB 업계의 체질이 상당히 강해진 양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4분기와 내년초다. IT 제품 시장의 수요 위축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물량 축소와 판가 인하의 직격탄을 예고했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환율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PCB 산업의 혹한기인 12∼2월을 지나게 되면 기업들마다 경쟁력의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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