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올해 인수합병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한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기업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역발상’으로 풀이된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17일 LS산전 부산 초고압 변압기 및 스테인리스 대형 강관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내년부터는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LS전선과 LS산전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S엠트론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인 대성전기공업 지분을 690억원에 사들인 점을 염두한 발언이다. 구 회장은 “경기가 어렵다고 투자적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투자를 제때 해야 기업에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LS그룹은 지난 7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뒤 공격적 인수합병을 추진해왔다. 지난 8월에는 총 1조원을 들여 매출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수피리어사를 인수하는 등 대형 인수합병에 연이어 성공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구자홍 LS그룹 회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구자엽 LS산전 부회장, 구자균 LS산전 사장 등 200여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LS산전 총 1630억원을 투자해 10만8000㎡(약 3만3천평) 부지의 부산공장을 내년말까지 준공하며 연간 초고압 변압기 1만5000MVA 규모를 생산하게 된다. 부산공장에서 연간 4만5000톤씩 생산할 후육관은 강성이 높은 후판을 프레스로 구부린 두꺼운 파이프로 압력에 강해 LNG, 유정, 심해용 파이프라인으로 사용된다. 부산공장은 연간 6000억원의 매출과 65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해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홍 회장은 “LS그룹은 부산에서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아시아권 최초로 스테인리스 스틸 전용 대형 후육관 설비를 보유하고 저압에서 초고압까지 전력설비의 풀라인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공장은 154kv이상500kv 이하의 초고압 전압에 대해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용량(MVA)의 초고압 변압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후육관은 두께 9mm에서 50mm, 외경 355mm부터 1219mm, 길이는 12m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LS산전 관계자는 “후육관은 세계적으로 극소수 업체만이 생산하는 제품으로 생산량의 90%는 수출될 것이다. 대용량 초고압 변압기 사업도 향후 20년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 245만㎡(약 74만평) 규모의 화전산업단지는 2004년 문을 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위치한 투자 구역이며 조세 감면, 용지 매입비 지원, 고용 보조금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된 지역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