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맞춰라, 그러면 경쟁력을 얻게 될 것이니.”
‘그린오션포럼 2008’의 기조강연을 맡은 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의 메시지는 경구(警句)와도 같았다. 그는 이미 지속가능성을 저버린 기업과 국가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왔다며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복잡성, 역설(패러독스), 스피드=로디시나 회장은 이 세 가지를 바로 지금 시기의 특징으로 꼽았다. 지난 50년간의 시장 자유화 기조와 함께 새로운 기술과 소비자, 주주가 등장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복잡성이 더해진데다 예측 불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살아남는 시기가 왔다는 뜻이다. 또 지난 10월의 금융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20조달러의 자산가치를 증발시키고 기존 시장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림으로써 이런 세계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는 훗날에 2008년 10월을 기존 시스템을 의심하게 만든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이 한국 돌파구=로디시나 회장은 이 때문에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 경제는 글로별 경제 위기에 다른 나라보다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인체 조직은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로 침체기에도 성장 역시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새 돌파구는 바로 지속가능성. 성장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자원을 수급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 즉 녹색경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현재 미국 자동차산업을 보면 됩니다. (경차, 하이브리드 카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부문에 투자하지 않아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이 지속가능성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매출·비용·위기·기회요인이라는 네 가지 요소 간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단기적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것처럼 지속가능성은 여러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는 분명히 했다. “그린 이코노미 혁신은 자원·환경에 대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환경적·비용 목표를 장기적 경쟁력 관점에서 결합해야 할 것입니다.”
◇비즈니스의 근본=로디시나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이 비즈니스의 근본이 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의 자원가격 하락은 일시적 차원일 뿐이기 때문에 기업은 인프라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결정을 바로 지금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또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이에 대해 “지금은 1960년대 환경론자들이 살던 시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환경, 지속가능성의 문제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지속가능성 강조는 한때의 변덕이 아닙니다. 지속가능성은 바로 지금 전 세계 근본적인 비즈니스의 틀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