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과감한 정책결정, 기존 틀의 파괴, 규모의 경제’
전자신문사와 기후변화센터, 건국대학교, 그린오션위원회,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이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08 그린오션포럼’에 참석한 세계적인 석학과 업계 전문가들은 ‘그린’이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네 가지 키워드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드=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은 “각 기업이 선택한 지속가능성 달성 방안이 무엇이건 간에 이를 지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은 순간적 변화로 급작스레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20년 후를 내다봤을 때 결정을 내릴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다. 로디시나 회장은 “지금 당장은 원유·원자재가가 낮아졌지만 결국 또 올라갈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소비자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를 먼저 하고 있다는 AT커니의 조사 결과를 인용, “기업 조직 전체가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감한 정책결정=야마모토 료이치 도쿄대 교수는 “새로운 산업에서의 경쟁력은 정치가들이 얼마나 빠른 결단을 내리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야마모토 교수는 “일본은 지난 6월 당파를 초월한 모든 정치권과 정부가 뭉쳐 저탄소 국가 실현을 위한 ‘후쿠다 선언’을 발표, 일본의 독자적인 지구온난화 대책을 만들어냈다”며 “저탄소 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함께 사회제도 혁신이라는 두 가지 축이 근간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은 “각국이 태양광 산업 성장을 위한 견인차로 발전차액지원제도·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을 앞다퉈 펼치고 있다”면서 “한국도 독일 등의 지원 정책을 기초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최고 수준의 발전차액 지원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기존 틀의 파괴=헤이젤 헨더슨 박사는 “그린 이코노미의 정착을 위해 기존 경제학의 개념을 과감하게 파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통적인 거시경제학에서 한 국가의 경제 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되는 국민총생산(GNP)에 새로운 요인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한 국가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추가로 사회·환경 비용을 포함해서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헨더슨 교수는 이 같은 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결국 이는 우리의 후세가 치를 수밖에 없으며, 건전한 그린 이코노미 형성이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정정만 에코프론티어 부사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것이 일상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듯 틀에 박히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새로운 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모의 경제=야마모토 료이치 교수는 국제에너지구(IEA)의 자료를 인용, “지난 7월 일본 도야코 G8정상회담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의 온실가스를 50% 줄이기로 한 합의내용을 실천하는 데 비용이 48조달러나 들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48조달러라는 거대한 환경에너지 산업이 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용을 산업규모로 보고 지금 바로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은 “태양전지원료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력 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며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것 역시 성패를 좌우하는 큰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린오션 특별취재팀 g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