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차세대 프로세서 마이크로아키텍처인 네할렘을 적용한 첫 CPU를 내놓았다.
새 아키텍처인 네할렘은 코어가 작동하지 않을 때 전력소모가 ‘0’에 가까우면서 메모리 대역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2년에 한번씩 공정과 아키텍처를 번갈아 교체해왔다.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는 최고 클록속도가 3.2㎓에 달하는 데스크톱PC용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18일 발표했다.
코어 i7은 전 제품에 비해 필요에 따라 성능 조절이 가능한 ‘퍼포먼스 온디맨드’ 기능을 강화했다. 데이터 작업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전력소모량의 증가 없이 비디오편집·게임 등의 인터넷·컴퓨터 작업속도를 최대 40%까지나 향상시켰다. 또 터보 부스트 기술을 사용해 컴퓨터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성능을 강화했다.
나빈 쉐노이 인텔 아태지역 총괄 매니저는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데스크톱PC 프로세서를 출시했다”며 “코어 i7 프로세서는 미래 컴퓨터를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코어 i7 프로세서에 이어 네할렘을 적용한 서버 및 모바일 제품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뉴스의 눈>
인텔의 새로운 아키텍처인 네할렘이 처음 적용된 코어 i7가 침체일로에 있는 데스크톱PC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우선 국내 업체들이 이를 채용한 데스크톱PC를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보컴퓨터(대표 김영민)가 이날 i7 CPU를 장착한 고성능 데스크톱PC ‘드림시스 E7·사진’를 동시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삼보가 첫선을 보인 PC는 1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 4Gb DDR3 메모리, 엔비디아의 고급형 그래픽카드로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 고난이도 3D 게임·디자인 작업·고선명 영화 감상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 삼보의 설명이다. 최강의 성능을 갖춘 데스크톱PC답게 가격은 초고가인 100만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코어 i7 CPU는 최고 999달러에 달하는만큼 PC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처럼 초고가 데스크톱PC의 출시가 경기 침체로 넷북·넷톱 등 저가 PC가 인기를 끄는 시장 분위기에 적합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내에는 코어 i7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도 비슷한 반응이다.
그러나 삼보컴퓨터는 코어 i7를 이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삼성, LG의 신제품 출시 여부는 시장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삼보컴퓨터 부회장은 “드림시스 E7으로 게임 매니아·전문 디자이너·영상 편집 전문가 등 고급형 수요를 공략하겠다”며 “인텔의 최신 CPU를 장착한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만큼 삼보는 앞으로도 발빠른 행보로 PC 사용자의 요구에 부흥하겠다”고 밝혔다.
인텔도 네할렘을 조기 대중화하겠다는 의지는 강하지 않다. 나빈 쉐노이 인텔 부사장은 “코어 i7은 최고의 성능을 원하는 마니아가 타깃”이라며 “고용량 멀티미디어 감상, 고성능 게임 등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늘고 있지만 코어 i7이 대중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본격적인 네할렘 PC 경쟁은 인텔이 내년 상반기 중으로 내놓을 코어 i7의 후속 버전이 기점이 될 전망이다. 인텔은 내년 상반기에 대중적인 성능의 노트북PC·데스크톱PC용 네할렘 CPU를 내놓을 예정이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