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제2세션=그린오션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석유 자원의 고갈, 지구온난화, 글로벌 경기 침체….

 21세기 들어 인류가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그린오션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열린 그린오션포럼 2008 두 번째 세션 좌장으로 나선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론과 상식 수준이었던 위기론이 현실로 나타나 전 세계를 압박 중이라고 문제를 던졌다. 글로벌 위기를 푸는 공통 열쇠로 ‘친환경(Green)’ 기술이 떠오르고 있지만 △기술 개발의 어려움 △비싼 생산 단가 △고착화한 소비자 습관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큰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 인류의 숙제를 풀고 그린오션 시대를 여는 성공 조건은 무엇일까.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동오 시스코코리아 수석은 시스코가 클린턴재단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인터넷기술 기반 저탄소 그린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특히, 김 수석은 차세대 영상회의 기술인 ‘텔레프레즌스’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 중인 암스테르담의 동료와 새너제이의 동료를 무대로 초대했다.

 비록 영상이었지만 동료들은 마치 한국 회의장에 함께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각종 프로젝트들을 설명했다. 비행기 출장을 줄이는 IT가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시간대를 달리하는 동료들을 한 번에 만난 김 수석은 점심 인사와 저녁 인사를 동시에 했다.

 ◇그린오션으로 가는 성공의 조건들=환경 문제가 그린오션이라는 기회로 탈바꿈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과 노력이 필요하다. 발제자들은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공공의 역할을 꼽았다. 초기 시장을 육성하고 각종 법규와 표준의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은 “유럽은 각국의 지원 정책에 유럽연합(EU)의 신재생에너지법까지 더해 강력한 태양광 발전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고 한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차액 지원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조건은 핵심 부품의 국산화다.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의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핵심 부품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임태원 현대자동차 이사는 “현대자동차는 엔진·변속기·모터·DC/DC 컨버터·배터리·연비 등 주요 부품의 국산화에 잇따라 성공했다”면서 “부품 국산화는 곧 가격 및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지는데 2010년이면 미국·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존 틀을 깨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정정만 에코프론티어 부사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것이 일상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말레이시아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사업을 예로 들며 “틀에 박히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새로운 시도 및 문제 해결을 향한 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0∼2015년 산업 지형이 바뀐다=그렇다면 친환경 기술이 전 세계 비즈니스 구도를 재편할 시점은 언제쯤일까. 분야마다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발제자들은 2010∼2015년을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는 ‘변곡점’으로 예상했다. 신 부회장은 “태양광 발전은 2006년에서 2010년까지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5년 이내 대폭 인하돼 2012∼2015년쯤이면 기존 방식 발전 단가와 동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이사는 “2012년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22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효율성이 높고 탄소 배출이 제로인 연료전지 자동차는 2015년 전 세계 양산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사업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정정만 에코프론티어 부사장의 견해다. 정 부사장은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은 이미 1170건, 탄소배출권 시장 거래 규모는 12조원에 달하며 ‘스피드’가 사업의 패권을 좌우한다”면서 “크고 작은 CDM 사업이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