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 동안 개최된 인터넷 토론회 중에 가장 흥미로웠다.”
이날 토론장을 찾은 광운대 법대 학생의 평가다. 이날 토론회는 인터넷 규제의 현재와 미래를 풍부하게 제시한 발제와 토론자들의 균형잡힌 의견으로 그 어느 행사보다 알찬 토론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그동안 첨예한 인터넷 이슈를 놓고 갑론을박해온 이제까지의 토론회와는 달리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위주의 행사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부각됐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의 면면이 돋보였다. 학계와 업계를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과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 정책담당이 자리를 함께해 가장 종합적이면서도 전체적인 토론이 됐다.
국회에서는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을 비롯해 다수의 문광위 위원이 참석해 토론회의 비중을 짐작하게 했다. 고흥길 위원장은 축사에서 “문광위 전체 차원에서 해야 할 좋은 토론회를 이종걸의원실과 전자신문이 해주어서 매우 고맙다”며 치하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축사에서 “이번 토론회에서 개인 침해 문제와 표현의 자유라는 상반된 가치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논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도 행사장을 방문해 토론을 경청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김을동 의원(친박연대)은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각종 현안을 주의 깊게 듣는 등 인터넷 규제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인터넷이라는 중요한 공간을 공부해야만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겠냐”며 “좋은 학습의 장을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특히 토론자들의 ‘입담’도 돋보였다. 토론자들의 ‘말말말’은 방청객들을 주목시키기 충분했다. 사회자로 나선 이종걸 의원은 사이버 모욕죄가 1% 만을 위한 ‘종합부동산세’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 주목을 끌었다. 또 발제자인 권헌영 교수는 ‘인터넷은 거울과 같은 존재’ ‘네티즌과의 아름다운 동행’ 등의 명언을 남겼다. 이재교 교수는 자율 규제에 대해 ‘잃어버린 10년’론을 펼쳐 관심을 끌었으며 이상직 변호사는 온·오프라인을 안방·거실이라는 표현으로 이해도를 높였다. 전영만 방통위 인터넷 과장은 급변하는 인터넷을 대하는 정부의 곤혹스러움을 ‘정부는 신이 아니다’는 한마디로 표현해 공감대를 자아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