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방안 `윤곽`

 이명박 정부의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방안의 윤곽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기준)는 18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토론회’를 열고, 기획연구를 통해 마련한 조성방안을 공개했다.

 조성방안에 따르면 과학비즈니스벨트 안에 설립될 아시아기초과학연구원(ABSI)은 약 2㎢(60만평) 이상의 부지에, 3000명 규모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각 지역의 유치열기가 과열되고 있는 입지선정은 이번 방안에 담기지 않았고, 논란이 돼 온 가속기 투자에 대한 정책방안도 결정되지 않았다.

 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이 될 ABSI는 50개 연구팀, 2500여명의 연구인력 등 총 3000명 규모로 설립된다. 각 연구팀은 독립적인 법인으로 설립되며, 팀당 30억∼100억원씩 포괄재정 방식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부지는 확장성을 고려해 최소 2㎢(60만평)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KAIST(38만평)나 포항공대(48만평)보다 훨씬 넓은 것이다.

 연구분야는 수학·물리·화학·생물·의생명·융합 등 기초연구다. 연구소 운영원칙은 세계 수준의 개방적 연구체제를 지향하며, 자율적·일몰형 연구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그러나 가속기 투자에 대해서는 과학계 의견이 통일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결론을 유보했다. 약 4350억∼46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속기 투자에 대해서는 △중이온가속기 건설 △방사광가속기 건설 △가속기 투자 재검토 등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설문조사와 전문가 심층토론 등을 통해 과학계 의견을 재수렴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연구책임자인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는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종합해 내달 초 최종 조성방안 발표와 함께 2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선정은 내년 상반기 중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론에서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은 “ABSI 운영 정책에 있어 개방과 자율은 좋지만, 그 속에 경쟁성과 책무성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 이화학연구소,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을 벤치마킹하는 데 있어서도 하기 쉽고, 원하는 것만 말할 것이 아니라 정교하고 상세하게 벤치마킹해서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이지 말 것 등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 원장은 “세계적인 연구기관을 위해 대형시설이 필요하지만, 꼭 가속기라야만 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나라에 필요하고, 해야할 연구에 대한 대형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찬 과실연 상임대표는 “수십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정책 결정을 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과학기술계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