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IT, IT서비스에 길이 있다](4) 기고- 전자정부 성과와 향후 과제

[뉴IT, IT서비스에 길이 있다](4) 기고- 전자정부 성과와 향후 과제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용어는 지난 1993년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부터 시작됐으나 우리나라는 이미 1980년대 행정전산망 구축 등을 통해 행정업무를 전산화하는 등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1996년에는 제1차 정보화촉진기본계획의 10대 과제로 ‘작고 효율적인 전자정부 구축’을 제시하고, 2000년에는 전자정부 11대 과제를, 그리고 2002년부터는 31대 로드맵 과제를 선정, 적극 추진해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UN의 전자정부 준비도 평가에서 세계 5위(2005년), 브라운 대학에서 실시하는 198개국 대상 전자정부 평가에서 세계 1위(2006·2007년)를 차지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 5년간 인도네시아, 몽골 등 전 세계 12개국에 전자정부시스템을 수출, 총 3억6000만달러의 수입을 창출하는 등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자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다. 그중 첫 번째는 이용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된 전자정부 이용실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일반 국민의 전자정부 이용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전자정부가 좀 더 성과중심, 그리고 일반 국민 등 수요자 중심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둘째로는 웹2.0 시대, 개방·공유·협업의 새로운 문화와 질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관해 보다 고찰이 필요하다.

 그동안 전자정부 사업은 매듭 없는 업무처리(seamless service)를 목표로 프로세스 혁신차원의 시스템개발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방된 환경에서 사용자가 참여,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협업해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 부문이 보유한 지식과 정보자원들을 보다 폭넓게 국민과 공유하면서, 집단지성이나 매시업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사회적 현안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보다 똑똑하면서 인간적 체취가 느껴지는 ‘거버먼트2.0’의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오바마의 승리가 개방·공유·협업에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세계가 보다 평평해지고 좁아졌다는 글로벌3.0 시대를 맞이해 개인이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개념의 사회 간접자본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자정부 하면 대부분 G2G 또는 G2C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C2C 영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국민과 수요자 중심의 정보화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이 무엇인지 정부 스스로가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준비, 많은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로마시대의 통치자들은 고속도로, 상수도, 공중목욕탕과 같은 독창적인 공공재를 개발해 제국의 시민들에게 제공했는데 비록 로마제국은 역사와 함께 사라졌지만 이런 공공재의 가치와 효용성은 2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인류 문명의 일부로 우리 생활에 남아 숨쉬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사회간접자본을 잘 구축해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면,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도 유용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박제국 행정안전부 국정과제실시간추진단 국장 jeguk@mopa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