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의 대표 역할을 해온 NHN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이 임박해지면서 코스닥시장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 기업의 잇따른 유가증권시장 이전 등으로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시장 건전성 강화부터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의 등급화, 코스닥시장을 대표할 새로운 지수개발, 소속부 변경 등 전방위 개혁을 추진한다. 그간 엔씨소프트와 KTF, LG텔레콤을 비롯해 시가총액 1위 업체인 NHN마저 시장 건전성을 내세워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변화의 관건은 건전성 강화와 기술주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정체성과 유동성 확보다.
◇건전성 강화 투자자 신뢰 회복=코스닥시장 측은 등록기업들의 잇따른 횡령과 배임, 공시 번복 등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부 코스닥기업을 우량기업과 조기 분리하고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황성윤 코스닥시장 총괄팀 부장은 “그간 배임과 횡령에 따른 시장의 건전성 문제가 대표기업의 유가증권 시장 이전을 부추겼다”며 “일부 불건전 행위를 사전에 적발하고 이를 과감히 제재하는 방안을 위해 소속부 개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전성 강화를 위해 도덕적 해이가 심한 기업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 구축과 해당 기업을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또 내년 2월 도입될 실질심사제도도 우회상장이나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심사하는 잣대가 되고 관리종목의 단일가 매매도 투기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 시장 정체성 강화 유동성 확보=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개인의 투자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코스닥시장에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를 이끌기 위한 새로운 대표지수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현재 스타지수가 유동성 부족으로 코스닥시장의 대표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운 지수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거래가 부진한데다 스타지수와 관련된 펀드 등도 별로 없는 실정이다.
황 부장은 “유가증권 시장에선 현·선물거래가 활발한 데 비해 코스닥 시장은 종목수가 적어 현·선물 거래를 통한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가 저조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새로운 지수와 ETF 등의 개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일반과 벤처로 구분된 소속부제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우량주와 기술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우량기업과 코스닥시장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중소 벤처기업들을 별도로 그룹화해 기업설명회(IR) 등의 방법으로 특별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곽성신 코스닥시장 본부장은 이와 관련, “이미 공표된 시행령은 내년 2월 5일 자본시장통합법 발효와 함께 이뤄지고 일부 개혁안은 금융위, 상장사 등과 논의를 통해 결정할 내용이어서 시행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노력에도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외부변수가 여전해 제 기능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 여건이 개선돼야 코스닥시장의 자구책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