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글로벌 그린오션 석학에게 듣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그린오션의 상관관계와 해법
지난 18일 우리나라 최초의 그린오션 관련 국제포럼인 ‘그린오션포럼 2008’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 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야마모토 료이치 도쿄대 교수·헤이젤 헨더슨 박사 등 그린 분야를 대표하는 석학과 전문가들은 기조강연과 특별강연에서 그린오션의 개념부터 그린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전자신문은 제한된 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만으로는 부족한 그린오션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세 명의 강연자가 이날 못다 한 이야기를 지면에서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린 테크놀로지는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린 테크놀로지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일종의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 예전에 OPEC 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이 세상 돌을 다 써버려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다른 것을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효율적인 대체재(alternative)가 있다면, 시대는 그것을 선택하고 여기에 따라 변화하게 마련이다. 중국만 해도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보다 몇 배 이상의 온실가스를 뿜고 있는 세계 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순한 위에서의 규제나 순수하게 환경을 보호하려는 일반인의 움직임이 아니라 바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야마모토 료이치 도쿄대 교수: 무역장벽보다는 환경덤핑 문제가 더 심각하다. 환경덤핑은 성능이나 형태는 비슷하지만 환경에 해로운 나쁜 제품을 싼값에 만들어 파는 행위다. 중국이 이런 제품을 많이 만든다. 비용을 적게 들여 경쟁국가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나라건 이런 환경덤핑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무역장벽을 좀 더 말하자면 자유무역은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환경을 고려한 무역을 생각했을 때 PPM(Process and Production Method)과 전과정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 원칙이 부딪히는 문제가 생긴다. WTO의 원칙은 제품을 수입할 때 무역국 간 제품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PPM을 따른다. 성능이나 비용(원가)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게 WTO 원칙인 것이다. 하지만 LCA는 어떤 제품을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부터 시작해 사용하는 것 전체에 걸쳐 평가하는 것이다. 현재 무역에서도 LCA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서 PPM과 LCA의 모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헤이젤 헨더슨 박사: 그린 테크놀로지가 (화석과 원자력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는 정부가 화석에너지와 핵 에너지에 엄청난 보조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보조금이 없어지고 에너지 가격에 모든 사회·환경 비용이 포함된다면 그린 테크놀로지는 화석연료 기반, 혹은 원자력 기반 기술보다 싸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린 테크놀로지가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다시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린 테크놀로지나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취임 후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그의 정책은 전 세계 경제나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헨더슨: 나는 오바마 당선인의 그린 정책의 열렬한 지지자다(fully support). 그의 정책은 글로벌 그린 이코노미를 가속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야마모토: 전 세계적으로 (그린 산업 대규모 투자를 통한) 그린 뉴딜(New Deal)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50% 감축하는 데 48조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48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거대 산업이 창출된다는 의미다. 엄청난 규모의 뉴딜이다. 세계는 지금 이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고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도 여기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은 이명박 대통령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로디시나: 한 가지 예상을 하자면 오바마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려고 나설 것이지만 무조건적인 구제 금융 지원 등은 하지 않을 것이다(대형차량 위주, 연비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무관심 등). 미국 자동차 산업이 지금까지 취해온 방식을 끝내고 새로운 대체 수단을 만들도록 할 것이다. 이게 오바마가 생각하는 그린 정책의 기본 구조다. 오바마는 세금과 물리적인 정책을 모두 동원해 더욱 효율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비효율적인 산업 인프라다. 미국은 과거 인프라 개선이나 신규 인프라 건설 등에 16조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투자는 경기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서도 사용될 것인데 여기엔 많은 그린 테크놀로지가 필요할 것이다.
※로디시나 회장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 당선인의 숨은 핵심 선거 참모로 알려져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는 오바마 당선인의 일리노이 상원의원 시절 초기부터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에너지 분야 정책과 관련 정책에 관한 각종 조언을 제공했다.
-최근의 금융 위기가 지속가능성이나 그린 개념을 강조하는 트렌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야마모토: 기존 산업의 개선을 현재의 경제적 침체를 극복하고 새 경제를 확립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금융위기는 환경·에너지 산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환경·에너지 산업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면 금융위기와 환경위기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게 된다.
‘그린’ 개념이나 그린 뉴딜·녹색성장·그린 러시 등을 강조하는 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나도 일본에서 지난 수십년간 에코이노베이션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어떻게 사회에 보급시킬지에 대한 연구다.
▲로디시나: 나는 금융 위기가 그린 트렌드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린 테크놀로지는 (생산 과정의) 비용과 효율성, 그리고 소비자의 요구 등 모든 것과 관련된 것이지 (투자에 필요한) 금융 부문만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석유 문제를 예로 생각해 보자. 최근에 일시적으로 유가가 하락했지만 기름에 전적으로 유지하는 건 자금부담·안보 등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일부 원유 생산 국가에 에너지 수급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는 언제라도 다시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 각국 원유 비축분이 있지만 얼마 되지 않는다. 중국의 원유 비축분은 6일치밖에 되지 않는다. 6일 이상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헨더슨: 금융 위기는 오히려 큰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 같은 구식 기업처럼 월스트리트 은행도 새로운 기업과 기술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은 그린 개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필요로 하는 그린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월스트리트가 아닌 곳에서 생길 것이다.
- 환경보호와 기후변화대응·녹색성장 등은 그 개념과 목적이 미묘하게 다르다. 일부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인간이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게)이 낫다는 말도 한다.
▲로디시나: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환경이야 지금 수준에서 보존되겠지만 우리는 성장을 해야만 한다. 인구가 증가하고 이들에게는 점점 더 많은 에너지와 식량이 필요하다. 성장이 없으면 인구 증가를 지탱할 수 없다. 중국이 성장 없이 어떻게 13억명의 중국인에게 음식과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겠나.
▲헨더슨: 환경보호·녹색성장·기후변화 대응은 모두 같은 이슈의 여러 측면이다.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감축은 기후변화를 막고 동시에 환경을 보호한다. 이런 수단은 오직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시대에서 그린 테크놀로지·태양열 시대로의 전환에서만 얻을 수 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하는 사람은 산업시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런 것은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
▲야마모토: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환경보호와 녹색성장은 같은 개념이다. 아니, 같지 않으면 안 된다. 환경보호 때문에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잘못되고 낡은 생각이다. 경제발전과 환경보존은 함께 가져가야 한다.
-산업이나 각 사회 영역에서 ‘그린’이란 개념을 기존보다 강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십, 수백년간 기존의 방식을 유지했던 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일까.
▲로디시나: 이 분야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뤄지고 있다. 18일 발표에서도 말했지만 자료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일반인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들은 지속가능성에 주목하지 않는 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보이고 있다. 이런 아래로부터의 압박이 기업과 정부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기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런 지속가능경영에 먼저 관심을 보인) GE·월마트·듀폰·아모레퍼시픽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야마모토: 그린 개념에는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있다. 전통적인 것은 (주변에 대한 관심, 자연친화로) 어느 나라에나 있다. 한국 역시 긴 역사 속에서 이런 자연친화적 개념을 유지해왔다. 현대적인 그린 개념은 바로 온실가스를 감축시켜 지구온난화를 막는 ‘글로벌 그린’이다. 글로벌 그린 개념은 지난 100년간 발생된 온실가스·프레온가스·오존·농약 등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 등을 통해 형성됐다. 전통적 그린 개념은 수천년에 걸쳐 지켜온 것이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만 해도 전 세계 170여개 국가가 이미 인정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것을 부정하는 학회나 아카데미는 전혀 없다.
▲헨더슨: 그린 이코노미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다양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제적 차원에서는 각종 협약으로, 국가 내에서는 GDP와 관련한 정책,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대한 보조금 감소 등의 수단으로 (그린 개념에 대한) 합의가 달성된다. 기업 차원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비용과 홍보 횽과를 생각해 그린 제품 정책, 가격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개인 차원에서는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를 넘어서는 가치가 확산되고 있고 (그린 영역에 대한) 전문적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린 이코노미에 대한 변화는 전 세계 다양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내세웠다. 즉, 그린이나 지속가능성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각종 에너지,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린’ 개념의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로디시나: 3년 전 AT커니는 한국이 기계 기반 산업에서 지식 기반 산업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는 그린 시나리오를 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 기술력,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인접해 있다는 점에 있다. 세계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면 한국은 충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 환경 문제에서도 중국의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환경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 이런 문제에서는 중국과의 협력, 공조가 필수적이다.
▲야마모토: 이명박 대통령의 비전에 적극 동감하고 있다. 에코 이노베이션과 그린 조달, 환경기술 혁신이 핵심이다.
▲헨더슨: 그린 정책의 핵심은 바로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옛 산업에 대한 보조를 없애고 오염물질·탄소배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친환경 자동차나 대중교통 활용이 증대되고 친환경 공공건물도 늘어날 것이다. 또 정부는 스마트그리드(electric smart grid)를 만들고 그린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인프라·표준·규제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야마모토 교수와 헨더슨 박사에게) 전 세계에서 그린이라는 컨셉트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린 산업 전문가로서 많은 사례를 보아 왔을 텐데 이 중 최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례가 있는가.
▲헨더슨: 태양광 분야에서는 솔라리아·엔비전솔라·선테크 등의 기업을, 풍력 분야에서는 클리퍼 윈드파워·웨스턴윈드, 지열 분야에서는 올맷·US 지오써멀, 그 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업인 크리 등을 주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효용성 분야에 개인 투자자로서의 관심도 있다.
▲야마모토: 첫 번째는 태양광전지(솔라패널)고 두 번째는 원자력 그리고 세 번째는 리사이클링이다. 이 세 가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솔라패널은 클린에너지다. 이 분야는 독일이 세계 1위고 일본이 2위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중국도 시장에 뛰어드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원자력은 발전소를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 원자력은 평화문제와도 맞물려 있어 국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 일본은 원자력 관련 기술 개발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로 이를 활용해 세계에 공헌하고 싶지만 핵 확산 등과 연관돼 어려운 문제다. 자원이 유한한 이상 리사이클링은 필수불가결하다. 리사이클링 역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분야다.
※야마모토 교수와 헨더슨 박사는 그린 기술을 거쳐 그린 이코노미, 그린 이노베이션을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은 동일하지만 구체적인 수단, 특히 원자력 분야를 향한 관점은 다르다. 헨더슨 박사가 여러 질문에서 원자력에 관해 정부 지원과 보조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듯이 헨더슨 박사는 원자력 확산에 부정적인 시각이다. 대신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특히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길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야마모토 교수는 원자력도 그린 에너지로 본다. 탄소배출이 ‘제로(0)’에 가깝고 다른 부문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헨더슨 박사와 야마모토 교수의 둘만의 견해 차이는 아니다. 원자력 확산에 관해서는 친환경론자들 사이에도 찬반 양론이 갈려 있다.
-(로디시나 회장에게) 당신의 책 ‘글로벌 경영환경 10년 후 시나리오(World out of balance)’를 읽었다. 책에서 당신은 에너지, 천연자원, 특히 물이 더욱 중요한 재화로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책을 쓴 지 수년이 흘렀는데 책에서 강조한 것과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는가. 또 금융 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 침체는 언제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가.
▲로디시나: 그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Even more strongly). 나는 지금도 이 세계가 균형을 잃었다(out of balance)고 본다. 그때보다 지금 환경자원의 부족과 같은 문제에 훨씬 더 직접적으로 대면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살아남는 것조차 힘들고 더욱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금융 위기는 회복하는 데 12∼24개월이 걸릴 것이다. 짧게 보면 3개월, 많게는 6개월 정도가 흘렀다. 미국·중국·유럽 각국에서 유동성 확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G20의 각국 정부도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다.
문제는 ‘신뢰의 회복’이다. 지금 현재 경제 시스템을 향한 신뢰,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 기업과 정부, 기업과 기업, 협력사와 협력사 간의 모든 신뢰가 무너졌다. 소비자가 시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가 계속 위축되는 것이다. 친구·부부 간에도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유 시장에 대한 자신감,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리=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
◆헤이젤 헨더슨 박사: 영국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 오래전부터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영역에 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해왔다. 그의 연구 대부분은 환경과 사회적인 문제를 경제, 정치적 이론과 연계하려는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1970년대부터 생태학적·환경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초기 사상가로 이름이 높으며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5년부터는 ‘윤리적 시장 미디어(Ethical Market Media, LLC)’를 통해 TV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로 그린 에너지·그린 비즈니스·기업의 사회적 투자 등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관련 뉴스를 전한다. 이 외 월드워치 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는 태양에너지 시대의 정치(The Politics of the Solar Age), 윈윈 세상의 건설(Building A Win-Win World), 세계화를 넘어서(Beyond Globalization), 그린 이코노미(Ethical Markets: Growing the Green Economy) 등이 있다.
◆폴 로디시나 AT커니 회장: 시나리오에 입각한 미래 경영환경 예측방법론인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이 방법론으로 수년간 AT커니가 CEO들에게 미래 경영환경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GBPC를 이끌어왔다.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자의 수석 보좌관과 미 상원 입법부장, UN경제사회정보센터 전임연구원, 클린턴 행정부 정부혁신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등을 지냈고 현재도 미국 경제발전위원회 이사와 정부혁신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2005년과 2007년 컨설팅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 2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저서인 World Out of Balance(한국어판 ‘글로벌 경영환경 10년 후 시나리오’)에서 ‘천연자원과 환경’이 전 세계를 움직이는 주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야마모토 료이치 도쿄대 교수: 지속가능제품개발론과 에코 이노베이션 등의 개념을 창시한 ‘그린 비즈니스’ 분야 일본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관과 에코 머티어리얼연구회 명예회장, 일본라이프 사이클 어세스먼트(LCA)학회장, 환경경영학회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TV 프로그램인 ‘세계에서 제일 받고 싶은 수업’에 출연, 어려운 환경 문제를 알기 쉽게 해설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저서로는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 등이 있다. 이 책 역시 짧은 분량 안에 지구온난화의 심각한 위험성을 강렬하게 경고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