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임영택기자] 세계 최정상급의 글로벌 IT기업 인텔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월드사이버게임즈(WCG)’에 버금가는 아시아 게임리그를 만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한국지사 인텔코리아(대표 이희성)는 내년부터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e스포츠 대회 개최를 골자로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텔코리아는 이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각 지역별 예선 및 최종 결승을 포함해 거의 1년 내내 진행하는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텔코리아는 미국 본사 및 각 지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WCG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 e스포츠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는 한국이 주도하는 ‘WCG’와 세계 3대 e스포츠대회로 불리우는 유럽의 ‘ESWC’,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사인 다이렉트TV에서 주최하는 ‘CGS(Championship Gaming Series)’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WCG와 ESWC(Electronic Sports World Cup), CPL(Cyberathlete Professional League) 등을 합쳐 3대 e스포츠대회라 불렀지만 CPL은 지난 3월 내부 경제 상황 악화 및 다른 e스포츠 대회 활성화 등을 이유로 대회 중단을 밝혔고 이에 따라 지난해 정식 론칭된 CGS가 급부상하는 상황이다. 이런 국제 e스포츠 대회 경쟁 구도에 인텔이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코리아 중심으로 추진될 듯 인텔이 계획 중인 아시아 게임리그는 인텔코리아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입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인텔 본사와 각 지사들과 이와 관련해 협의중에 있으며 내년 초에는 개최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또 관련 논의가 끝나고 개최가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 내 대회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코리아 이휘성 사장은 “현재 대회 개최 여부를 놓고 각 지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결정나는 데로 바로 대회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인텔코리아가 생각하고 있는 대회 규모는 WCG에 준하는 수준이다. 인텔코리아는 이 대회를 매년 개최한다는 계획이며 특히 각 지역별 예선 및 본결선을 포함해 연중 내내 진행되는 대회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은 “현재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가 있지만 규모가 미미하다”며 “WCG에 준하는 규모로 한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닌 매년 개최하는 대규모 대회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시아를 대상으로한 WCG 수준의 대회,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 브랜드 제고에 e스포츠가 최적 인텔코리아가 이런 대규모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텔의 제품을 널리 알릴만한 세계 정상급의 e스포츠 대회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그동안 세계 3대 e스포츠대회라는 CPL, WCG 등의 대회를 후원해왔지만 현재는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유럽의 e스포츠리그인 ESL의 글로벌리그)’가 유일하다 시피하다.
당초 인텔은 2005년도까지만 해도 WCG의 메인후원사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6년부터 메인후원사에서 빠졌다. 2007년 팬아시아와 온라인 리그인 ‘람피지 아시아’ 등의 스폰서로 활동했지만 메인 대회인 그랜드파이널의 파트너 이름 중엔 인텔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인텔이 WCG 스폰서에서 빠지고 대신 찾은 것은 CPL. 하지만 CPL은 2007년 2월을 마지막으로 대회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결국 현재 인텔이 후원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 뿐이다.
반면 게임은 인텔과 같은 IT 업체에게 매우 중요한 마케팅 프로모션 툴 중에 하나로 특히 e스포츠의 경우 수많은 하드코어 유저가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게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PC관련 업체들의 후원이 줄을 잇는 형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 AMD 같은 수많은 기업들이 WCG는 물론 각 국가별 e스포츠대회의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인텔의 한국지사인 인텔코리아도 매년 WCG 한국 대표선발전을 후원하는 한편 다양한 게임대회의 스폰서로 참여하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인텔은 익스트림 마스터즈만 개최하는데 그치고 있다.
결국 인텔코리아 입장에서는 제품 홍보에 가장 적합한 마케팅 툴인 게임 및 e스포츠에 대해 고민했고 이점에 착안해 인텔이 주도하는 WCG에 준하는 규모의 세계적인 e스포츠대회를 기획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인텔코리아 박경희 차장은 “아직 게임리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인텔은 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효용성 등 넘어야 할 과제 많아 인텔이 아시아 게임리그를 준비함에 따라 기존 e스포츠 시장의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현재 국제 e스포츠 대회에서 가장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WCG를 비롯해 전통의 ESWC, 신흥 강자인 CGS는 물론 국제e스포츠연맹(회장 김신배, IeSF)이 향후 개최하게될 ‘국제e스포츠대회’와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인텔이 생각 중인 대회가 WCG에 거의 준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가 주최하는 e스포츠 축제인 ‘e스타즈’, 세계적인 대회로 성장을 꾀하는 IEF 등의 입지가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세계 대회가 아닌 아시아만의 리그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효용성 문제다. 특히 이미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를 개최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대회를 개최하는 것보다는 해당 대회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또 독자적인 e스포츠 대회 개최보다는 기존 대회를 적극 후원하는 것이 더 효율이 높을 수도 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대회는 예산에 대한 부담도 클 뿐만 아니라 기존 대회와의 경쟁으로 인해 자칫 비용대비 효과가 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텔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은 “본사와 협의 중이지만 설득이 잘 안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 초까지 계속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tlim@thegames.co.kr
|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는 |
‘카스’ ‘와우’ 두 종목의 글로벌 리그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는 독일 터틀엔터테인먼트의 ESL(Electronic Sports League)의 글로벌 챔피언십 리그로 지난 2006년부터 개최돼 왔다. ‘카운터스트라이크 1.6’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 등 두개 종목으로 진행되며 유럽, 미주, 아시아 등 3개 지역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총 75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대회다.
인텔코리아가 지난 ‘지스타2008’에서 개최한 대회는 ‘제3회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 아시아 본선이며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본 대회 우승자는 내년 3월 독일 CeBIT에서 열리는 최종 결승전에 출전, 각 지역 대표들과 경쟁을 펼치게 된다.
한편 이 대회는 인텔이 주최하고 세계적인 PC제조사 델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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