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분기까지 주요 IT 대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작년보다 약 10%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은 확연히 감소세다.
19일 전자신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상장사 분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주요 제조업체의 올 3분기까지 R&D 투자동향을 분석한 결과, 15일 현재 시가총액 상위 5대 IT 대기업 R&D 투자 규모는 7조121억원으로 작년 동기 6조3517억원에 비해 10.4% 늘어났다. 조사대상은 삼성전자·한국전력·LG전자·LG디스플레이·삼성SDI로, 올해 R&D 비용 계정 내용을 변경한 하이닉스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올 1∼3분기 4조985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340억원(11.9%) 이상 늘었으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작년보다 1191억원(10.5%)과 559억원(18.7%) 이상 증가한 1조2444억원과 3547억원이었다. 한국전력과 삼성SDI는 각각 1444억원(-9.7%)과 2830억원(-10.4%)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들어 R&D 투자율(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은 작년 대비 감소세다. 삼성전자가 작년 9.4%에서 올 1∼3분기 9.1%로 0.3%포인트(P) 낮아졌으며 LG전자·삼성SDI도 0.7%P와 3.5%P 내려간 5.9%와 7.7%였다. LG디스플레이는 2.9%로 작년과 동일했으며 한국전력은 작년 4%에서 올해 5.5%로 늘어났다. 이 같은 투자율 감소세는 앞으로 더 심화할 전망이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지금 경기 상황은 단순히 하강 사이클을 넘어 위기로 표현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 자체를 보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내년은 수요가 크게 줄기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줄여 가격 변수를 좋게 하려고 할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내년 메모리 부문에서만 10∼15% 투자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