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근거지를 둔 에너원 리튬이온 배터리사는 최근 한국의 3대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에너테크와 합병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노르웨이의 싱크 전기자동차사와 총 7000만달러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에너원에서 개발한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델 배터리 파워팩’은 싱크 2인승 전기차에 장착돼 1회 충전에 최대 160㎞를 달릴 수 있다. 이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은 약 2500만원 안팎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구매가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진 셈이다.
싱크 전기차는 과거 포드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 많은 투자를 거쳐 개발됐는데 당시 배터리 기술의 문제로 많은 어려움에 처한 바 있다. 최근 미국 GE에서 본격 인수하면서 최신 리튬폴리머전지 기술을 접목시켜 이전보다 가볍고 힘이 좋은 차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싱크는 현재 2인승 도시 출퇴근 용도의 소형차를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4∼5인승 중형급 차량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2∼4인 위주의 소형 자동차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작년에만 초소형 자동차가 1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유럽인의 실용성과 경제성이 뒷바탕된 생활문화 배경이 있어서 가능했다. 초소형 자동차 붐은 미국과 한국에서도 조금씩 일고 있지만 큰 차와 외적 품위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도입에 조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본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소형차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앞으로 국내에서도 친환경 자동차가 나온다면 그 수요가 대폭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된다.
사실 에너원의 파워팩 배터리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기존에 많이 적용되고 테스트돼 왔던 기술이다.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회사에서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사용자의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왔기에 해외 경쟁사들보다 앞설 수 있었다. 에너테크 외의 국내 배터리 회사들도 해외 전기차 회사에 대량 납품계약을 속속 맺으면서 한국이 전기차 시장의 주요 부품 공급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대표 jyl2000@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