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는 아파트나 상가지역 등에서도 전투를 해야 하는데 평상시에는 훈련이 제한되죠. 야지나 산악지역도 마찬가지예요. 논이나 밭 등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되고, 소음이나 섬광 등에 대한 민원도 있고….“
이원승 육군교육사령부 준장이 풀어놓는 국방용 기능성게임의 필요성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현실적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이나 건물을 게임 속에 그대로 옮겨놓으면 아무런 제약 없이 실제 전투상황까지 연출해 훈련을 할 수 있잖아요.”
이 장군은 이미 5년 전부터 군 전력 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기능성게임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고 했다. 군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현대전에 대비해 첨단 IT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고, 장병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규모 워게임 모델의 필요성도 충분히 인식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하지만 아직 군에서 사용하는 워게임은 대대급 이상의 대부대용 모델이다. 실제 작전계획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움직이는 개체가 부대 단위다. 마치 장기를 두듯 부대표시만 놓고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장병들은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장군이 인터뷰에 앞서 “군에서 쓰는 것은 문화부에서 말하는 기능성게임은 아니다”고 밝혀둔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가 원하는 워게임 모델은 사람의 얼굴까지 등장하는 실감나는 체감형 모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국방용 기능성게임은 ‘스페셜포스’나 ‘서든어택’ 같은 것이에요. 실제 작전지역과 기상 등을 배경으로 우리 장비는 물론이고 북한군 장비까지 그대로 이용하고, 여기에 훈련에 참여하는 병사의 훈련 수준과 얼굴까지 그대로 넣어야죠.”
이 장군은 이미 기존 상용게임에 첨단 IT를 추가해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방안도 준비해뒀다. 개인 훈련은 물론이고 팀 훈련까지 가능한 소부대용 모델이다. 이를 위한 예산 확보도 추진 중이다.
그는 특히 병사용 전투게임 개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 및 문화부 등과 협력사업을 모색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지식경제부에 ‘국방정보화 협력 업무 관련 SW 융합 과제’로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일본·호주 등에는 다 있는데 한국군에는 ‘워게임’이 없어요. 그런데 군 예산만으로 개발하려면 몇 년은 더 있어야 해요. 하루라도 빨리 우리 현실에 맞는 국방용 기능성게임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문화부나 지경부 등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가 밝힌 협력 추진 배경은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조금이라도 완성도 높은 워게임을 하루라도 빨리 개발해 군 훈련에 적용하고자 하는 의지도 담았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목표는 군에서도 쓰고 외국군에 수출도 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국방용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국방부뿐만 아니라 협력부처는 물론이고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업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