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도의 상생협력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은 물론이고 국책 연구기관까지 가세하면서 상생협력이 실물경제 위축으로 위기를 맞는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기대도 고조됐다.
삼성전자(대표 이윤우)는 20일 수원사업장에서 이윤우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70여명, 이세용 협성회 회장(이랜택 대표) 등 주요 협력사 대표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협력 페스티벌’을 열고 상생 협력 우수업체 24개사를 시상했다.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 LCD TV 금형 개발로 디자인을 차별화한 에이테크솔루션·제일정공·영신공업사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페스티벌은 단순한 시상을 넘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속 가능 경영 방안, 대·중소기업 상생전략을 주제로 상생 경영 세미나, 제조·기술·원가·프로세스 등 혁신 활동을 통한 우수 사례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이윤우 부회장은 격려사에서 “상생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앞서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최근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지 부분의 외주업체인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6개 업체와 심텍 등 2개 재료 업체를 본사로 초청, 상생협력 체제인 ‘아름다운 동행’ 출범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하이닉스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지속성장의 3대 축을 기반으로 기술·문화 교류 기반을 다지고, 상생을 통한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다른 기업들이 제조원가를 낮추고자 중국, 동남아 등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가진 공장으로 외주를 추진하지만 하이닉스는 협력사와 함께 품질 우위와 납기단축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역발상 경영’을 펼친다.
이 회사 제조본부의 고광덕 상무는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생 협력관계로 동반 성장을 위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협력사의 동반자로서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기술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상생협력에 국책 연구기관도 동참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은 코오롱과 기술협력 컨소시엄을 구축해 정보전자 소재, 청정·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을 입체적으로 지원하는 다자간 협약(MOU)을 이날 체결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과정에 참여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생산기술연구원과 코오롱·영우켐텍·대림화학·부림케미칼·네패스·오영산업 등 정보전자 소재분야 코오롱 협력기업 11개사는 미래소재협의회를 구성했다. 생기원의 에어로겔을 비롯한 에너지·청정 분야, 광학필름 등의 정보전자 소재 분야 연구조직과 자사 협력업체 간 공동연구 기반을 마련해 상호 기술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나경환 생기원장은 “다자간 MOU를 계기로 생기원이 중소기업 지원 기관의 기능을 다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생협력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데 선도적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안수민·강병준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