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터넷의 출현으로 지구촌 전체가 정보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으로 빠져들던 시기. 한국은 IT 선진국, 디지털 기회 일등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한국인은 IMF 외환위기로 위축됐던 기억을 털고 미국·일본·유럽보다 앞서 세계 IT산업을 주도하는 일등국가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IT분야에서 고소득 고용창출도 크게 늘었다. 빛나는 성과 뒤에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첨단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외산 장비업체의 배만 불렸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한국 정부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국책사업으로 깔 때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한국 인터넷 인프라 시장 규모는 미국과 비교해도 대등한 수준이었다.
2002년 인터넷 버블이 꺼진 이후 한국은 온라인 게임 외에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서 커다란 혁신은 없었다.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사이버 범죄와 게임 중독을 비롯한 사회문제도 늘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민은 IMF 관리체제의 시련을 IT강국 건설로써 극복하는 발전적 기회로 활용했다. 2008년 겨울, 악몽 같은 두 번째 외환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디지털 기회 1위 국가를 만들었던 10여년 전의 패기와 열정이 한국인에게 다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