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잘 들리십니까? 영상도 또렷하네요. 이젠 먼바다로 나와도 휴대폰 통화가 되니 참 편하네요.”
인천 관공선부두에서 배를 타고 1시간 20분여를 항해한 지점. 연안에서 45㎞ 이상 떨어지 지점이지만, 최순종 선장(인성 1호·53)의 휴대폰 통화 품질은 내륙에서와 전혀 차이가 없다.
전에는 20㎞가 넘는 먼바다로 나와 휴대폰으로 내륙과 통화한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으나, 최근 국토해양부와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해양교통시설 기반 휴대폰 이용범위 확대 구축 사업’으로 인해 먼바다에 나와서도 통화가 돼 항상 가족이 지척에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휴대폰 이용범위 확대 구축 사업은 현재 연안 20㎞까지 가능한 휴대폰 통화거리를 거점 등대에 중계기를 설치함으로써 50㎞로 확장하는 것. 아직 구축이 진행 중이지만, 인천해역은 이미 50㎞ 이상 연안까지 휴대폰 통화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모든 해안에서 50㎞ 이상 서비스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로 내년 6월을 전후해서는 완성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 해양교통시설과 장황호 과장은 “국토부는 서비스영역 확대를 계기로, 휴대폰을 이용한 해양안전정보제공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등대와 이동통신사간 정보전달 연계 장비 및 전용회선 등을 설치해 u(유비쿼터스)해안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생계형 어선, 낚시배, 레저보트 등에서 휴대폰 기반의 통신환경이 구축돼, 21세기 신해양문화 창조에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액세스 네트워크본부 액세스망 구축팀 김종형 부장은 “해양의 휴대폰 범위 확대를 위해서는 무인도나 섬에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중계기 운영에 필수인 전력 사정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매출과 연결은 안되지만 휴대폰을 통한 재난 방지분야에 투자를 늘리려는 SK텔레콤의 생각과 해양의 안전과 활성화를 꾀하려는 국토해양부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전원 공급이 가능한 등대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향후 부도와 갑문에 설치한 조류신호소(바다 밑에 센서를 박아 조류의 유속·유량을 측정해 3.3㎞ 떨어진 지점에서도 조류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장소)의 정보를 휴대폰으로도 서비스함으로써 해양안전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양 관련업무만 30여 년째인 인천지방해양항만청 권혁동 해양교통시설과장은 “과거에는 통신이 안돼 위험한 상황도 많이 보고 겪었다”며 “최근에는 먼 바다로 나가도 휴대폰의 수신막대기가 거의 최대를 유지하고 배터리도 줄지 않아(수신불능지역에서는 배터리 소모량이 큼) 세월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인천=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