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소기업 중 한곳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등 금융위기로 꽁꽁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이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채 발행 금리마저 치솟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난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중 기업들이 회사채 공모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2조2539억원으로 전월의 3조9953억원보다 43.6% 감소했다.
이 중 대기업이 발행한 일반회사채가 전월보다 27.7% 감소한 1조3989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에 4건, 98억원을 회사채 발행실적을 보였던 중소기업은 단 한 곳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중소기업은 6월만 하더라도 771억을 기록했으나 7월 280억원, 8월 70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25건, 2238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또 신용카드사, 증권사, 할부금융사 등 제 2금융권의 금융채 발행액은 전월 1조5998억원에서 7050억원으로 55.9%나 급감했다.
그러나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3090억원으로 전월의 1681억원보다 83.8% 증가했다. 이로써 10월에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회사채와 주식 등 유가증권 공모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총 6조7400억원으로 전월보다 2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회사채 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행진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채 3년물 금리(AA-기준)는 10월 말 8.13%에서 20일 현재 8.68%로 오히려 올랐다. 금리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당분간 회사채 발행을 기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시장이 부진해지면서, 중소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실적이 저조했다”며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도 주로 회사 운영목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