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역내 복수국가 FTA 적극 나서야"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2차 본회의에서 “APEC 역내에서 복수국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어떻게 실현할 지에 관해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U, 메르코수르(중남미공동시장), 아세안 등 복수국가와의 FTA 체결에 APEC 정상들이 나서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페루 리마에서 열린 16차 APEC 정상회의 2차 본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무역자유화 과정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가 가장 중요하지만 양자적 FTA도 WTO를 보완해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APEC 전체 차원에서 FTA를 체결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고, 금년중 이뤄진 사업 가운데 하나가 한국과 페루, 인도네시아가 공동 실시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관련 기존의 연구분석 검토 사업이었다”면서, “그 후속작업으로 ‘FTA의 경제적 영향에 관한 추가분석’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아태지역은 물론 EU, 메르코수르 시장을 개방해 궁극적인 자유무역주의를 이끌어내자는 신흥경제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국제금융기구 재편 과정에서의 신흥경제국 지분을 요구한 데 이어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반대, 복수국가간 FTA 체결에 APEC이 나설 것으로 요구함으로써, 신흥경제국 입장 대변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이 대통령은 미, 일, 중, 러 4강 외교 이후 다자간 정상외교 무대에서 나서 신흥경제국의 입장을 요구를 대변, 국제 금융기구 재편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주도적 참여 등 성과를 거둔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체에너지 기술에 대해 “선진국들은 기술을 독점해서는 안 되고 개도국과 공유하려는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의 성공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고 LA로 이동, 교민행사에 참여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APEC 회원국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금융부문 안정과 경제 성장 강화를 위해 이미 신속하고 이례적인 조치들을 취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것처럼 “이번 위기를 18개월 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상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