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IT기업 직원 한 명이 창출하는 순이익은 미국 IT기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신문이 상장사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대신증권 협조로 우리나라와 미국 주요 IT기업(상장사 시총 상위) 직원 한 명당 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우리 기업은 평균은 7533만원으로 미국 기업 한 명이 벌어들인 16만4442달러(약 2억4666만원, 1달러 1500원 기준)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는 3분기 실적 악화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도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구조적 한계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IT업체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설비투자 없이 꾸준한 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반면에 국내 IT업체는 설비투자 규모가 큰 장치산업 의존도가 커 수익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국, 4820만원 지급하고 7533만원 수익내=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3분기 IT기업의 직원 1인당 실적을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다. 10개 IT대기업과 벤처기업들은 직원들에게 평균 연봉으로 4820만원을 주고, 이를 통해 거둔 순이익은 7533만원이었다. 직원에게 준 연봉의 약 1.5배를 순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대기업 연봉이 5590만원으로 벤처기업 평균인 4050만원보다 1540만원 많았으며, 순이익 역시 8902만원으로 6164만원인 벤처보다 2738만원 많았다.
기업별로는 SK텔레콤이 6400만원을 연봉으로 주고 3억300만원을 벌어들여 5개 대기업 가운데 단연 앞섰다. 반면에 LG전자는 6300만원을 지급하고 350만원을, KT는 5480만원을 주고 18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려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벤처기업 가운데는 소디프신소재·NHN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이 1억4800만원과 1억510만원으로 SK텔레콤을 제외한 다른 IT대기업보다 높았다. 소디프신소재는 1인당 급여가 3600만원으로 주요 대기업 연봉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미국, 한국보다 1인당 수익 3배=미국 나스닥 시장의 시가 총액 상위 5개 IT기업의 1인당 평균순이익은 16만4442달러. 우리 기업 10개사 평균인 7530만원에 비해 3배가 넘는 규모다. 기업별로는 구글의 1인당 순이익이 30만7000달러(4억6500만원)로 가장 많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가 18만8900달러(2억8335만원), 애플과 시스코시스템스가 각각 14만2000달러(2억1300만원)와 13만3000달러(1억9950만원)였다. 오라클은 5만1000달러(7500만원)대로 미국 나스닥 시총 상위 IT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만달러를 밑돌았다. 오라클은 직원 수가 8만4000여명으로 MS(9만1000명) 다음으로 많았다. 5대 기업 가운데 1인당 순이익이 가장 높은 구글은 직원 수가 1만6800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나스닥 시가 총액 상위 업체의 1인당 순이익이 높은 것은 인터넷서비스(구글), 소프트웨어(MS, 애플, 오라클) 등 지식서비스 산업의 수익성이 높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박강호 연구원은 “국내도 NHN의 수익성이 대기업보다 양호한 것처럼 지식서비스에 기반한 사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소프트웨어 등 원천기술에 의존한 산업이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배·이경민기자 joon@etnews.co.kr
원천기술 확보 여부가 수익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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