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축으로 공공기업과 대기업이 채용 인력을 줄이거나 취소하는 등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 SW기업들이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가 건설업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용이 늘지 않고 있는 현실과 달리 SW 분야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일익을 담당하면서 업계 내외의 비상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중인 현대정보기술 인사팀은 고민에 빠졌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난을 반영, 우수인력이 크게 몰렸기 때문이다.
공채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지원자의 학력 및 실력도 전년 공채보다 뛰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계획대로 채용 인력만 한정해서 선발하자니 아깝고 더 채용하자니 부담스럽고 이래저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상황을 반영, 당초 예정된 인력만 선발하려 했지만 부담되더라도 좀더 채용 인력을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0명의 대졸 신입 인력을 채용키로 한 동양시스템즈는 지원자수가 무려 2000여명에 이르렀다. 지난해의 경우 1차 면접 통과자 10여명 가운데 실제 면접을 본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00% 가까운 참석률을 기록중이다.
300여명의 신입 SW 엔지니어를 모집중인 티맥소소프트도 전년에 비해 학벌이나 능력 측면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해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허병근 상무는 “대기업들이나 공공기관의 채용이 줄면서 인재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이 인재들이 앞으로 티맥스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달 28일까지 신입사원 모집을 마감하는 임베디드 전문 기업인 MDS테크놀로지는 15명 모집에 24일까지 300여명이 지원했다. 현재 추세라면 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7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던 세리정보기술도 예년에 비해 좋은 인재를 확보해 만족하는 모습이다. IMF때 회사를 설립한 알티베이스는 올해 30여명의 SW 엔지니어를 채용한 데 이어 내년에도 30여명의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에만 60여명의 인력을 채용한 토마토시스템의 경우 내년에도 수십명의 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IMF 당시 갈곳 없었던 뛰어난 인재들이 알티베이스에 지원했기 때문에 오늘의 알티베이스가 존재했다”며 “역설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가 중소·중견 기업들이 뛰어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