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식’ 한전 조직개편안이 나왔다.
수익창출 구조를 만들려는 게 기본 방향으로 LG전자 재직 시절 6시그마 기법을 강조했던 것과 같은 차원이다.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정부가 김쌍수 현 사장을 임명한 첫 번째 이유가 한전 ‘개혁’인만큼 조직개편안 관철에 힘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쌍수)는 최근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본사 및 전력연구원 처장 및 실장, 팀장급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더 많은 수익창출이 가능한 조직을 목표로 한 독립사업부제 개편 및 본사 일부 부서 폐지 등이 골자다. 특히, 현재 송변전본부에 속한 송변전운영처와 마케팅본부에 소속된 배전계획처·배전운영처를 하나로 합쳐 송변전·배전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을 만드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관되거나 중복되는 업무를 한 부서에서 처리하도록 해 비용 낭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관련 업계는 구조개편안에 김 사장의 의중이 그대로 포함됐다고 해석했다. 조직개편안 연구용역은 외부 기관이 실시했지만 김 사장이 취임 이후 설치한 경영선진화추진실이 골자 마련에 상당 부분 기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익창출을 강조한 것 자체도 김 사장이 LG전자 재임 시절 스타일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1969년 금성에 입사, 2003년 LG전자 CEO로 발탁될 때까지 경남 창원공장에서 일하며 품질관리를 통한 비용절감, 수익성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6시그마 기법을 강조해 직원들이 그의 영문 이니셜인 ‘SS Kim’을 ‘식스시그마 킴’이라고 해석할 정도다.
조직개편안 소식이 알려지자 한전 내부에서는 부장급 이상 등 고위직을 중심으로 반발 분위기가 일고 있다. 특히, 입사 당시부터 나뉜 기술직군을 통합해야 하는 등 직원 지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송변전운영처와 배전계획처·배전운영처 통합에 불많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한 직원은 “다른 안은 기존에도 논의된 내용이었지만 송변전 운영과 배전 운영을 통합하는 건 매우 새로운 안”이라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부 용역 기관은 직원 의견 등을 반영, 이르면 내달 초까지 조직개편안을 보완할 계획이다.
직원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안엔 추진에는 이전과는 달리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 사장이 LG전자 근무 시절 ‘쌍칼’이라는 별명으로 통할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가 공기업 개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김 사장을 한전으로 ‘초빙’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출난 전력 전문가도 아닌 김 사장을 한전 사장에 임명할 이유가 한전 개혁 말고 무엇이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etnews.co.kr
수익창출 구조 집중··· 내부반발 불구 관철 유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전 조직개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