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대표 주자들의 경주가 시작됐다.
출발점은 바로 지금, 목표점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SW기업들은 올 한 해 동안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를 일구는 데 최전선에 섰다. 올해의 성과는 대한민국의 지식산업을 이끌 기점이 되며,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일구는 기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2008년은 공공기관의 IT예산 삭감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지만, 미래를 향한 이들의 투자는 이어졌다. 협소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투자를 비롯해 미래 SW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개발 투자도 진행됐다.
투자는 열매로 이어져, 불가능할 것만 같아 보이던 해외 시장의 문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외산 SW가 장악한 시장을 재빨리 국산화하는 과실도 얻었다. 외산 SW 또한 신기술을 선보이며 SW시장 선진화를 이끌어 주목을 받았다.
◇주요 이슈=불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거둔 기업들의 모습이 올 한 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슈였다. 고객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일궈낸 기업들이 올해를 가장 빛낸 SW기업이라는 평이다.
산업구조를 바로잡으려는 정부의 노력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개정된 SW산업진흥법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모습을 갖춰갔다.
올해 들어서는 과업변경심의위원회 신설, SW 기술자 등급 변경, SW 프로세스 품질제고를 위한 품질인증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SW산업진흥법 시행령이 통과됐다. 이후 시행규칙으로 진흥법은 개정이 추진된 지 3년 만에 시행의 결실을 보게 됐다.
새로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라 SW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던 공공부문 과업범위 조정이 크게 제한되거나 과업범위를 조정할 경우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하도급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발주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SW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하도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저작권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 초 스페인의 SW기업인 스티마는 자사의 티차트를 불법으로 사용했다고 쉬프트정보통신과 고객사를 재판매와 불법복제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아직도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가 됐다.
보안SW 분야에서는 무료 백신의 빠른 확산이 주요 이슈였다. 무료 백신으로 인해 유료 백신 시장이 줄어드는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더욱 많은 사람이 백신을 이용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티맥스의 운용체계(OS) 개발 착수는 15년 만에 다시 국산 OS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다. 수많은 분야에서 국산화가 진행됐지만, OS는 국내 SW기업에 여전히 미지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기술의 혁신도 두드러졌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상화 기술이 확산됐으며,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급하는 서비스로서의 SW(SaaS)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해외 법인 등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의 CRM을 사용한다는 소식은 SaaS 확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올 한 해는 SW기업들에 가장 큰 시련이 닥친 해가 되기도 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객인 공공기관이 예산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매출의 20∼30%가 떨어지는 것은 기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SW는 대한민국의 미래=SW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OECD 자료에 따르면, SW산업은 매출 10억원당 24.4명의 고용 효과를 내는 미래 전략 산업이다. 이에 비해 일반 제조업은 2.05명을 낼 뿐이어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 매출 10억원당 부가가치율도 28.7%에 이른다. 자동차는 20.6% 수준이다.
SW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 5년 동안 1.8배가 성장했으며, 수출은 4.6배가 늘었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GDP 비중은 0.30%포인트 올랐고, 성장 기여율 또한 4.9%포인트 올랐다. SW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부가가치 높은 산업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SW산업에 걸어야 하는 주된 이유기도 하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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