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 카메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소니코리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방송 카메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파나소닉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며 소니코리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방송용 카메라 시장은 부대 장치, 편집 시스템 등과 맞물려 선점 효과가 뚜렷한 시장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니코리아가 전 방송사에 제품을 공급하며 철옹성을 쌓았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문화방송(MBC) 보도국을 시작으로 대전 MBC·아리랑TV·중앙 방송 등 주요 방송사에 방송용 ENG 카메라를 납품하며 활발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보도전문채널 및 몇몇 방송사에도 추가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소규모 프로덕션, 광고 제작 프로덕션, 대형 교회 등에도 꾸준히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보급형에 한정됐던 라인업을 저가형에서 고급형까지 크게 늘리고, 디지털·HD 방송에 최적화한 신제품 카메라·편집장치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인 것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일 편집 장치,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각종 솔루션은 다양한 파트너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유연히 대처한 전략이 유효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5년 무상 보증 제도’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파나소닉은 지난 20일 일본에서 개막한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 ‘인터 비 2008(Inter BEE 2008)’에서는 솔리드스테이트 메모리 기반의 64Gb 저장장치 ‘64Gb P2카드’, 최고급형 캠코더 ‘AJ-HPX3700’을 공개, 소니를 바짝 긴장시켰다.
파나소닉의 P2카드는 PC에서도 바로 인식이 가능해 소니의 블루레이 디스크에 비해 저장 용량은 물론 호환성, 전송속도도 월등하다. 64Gb P2 카드는 하나의 저장 장치로 2시간 이상 HD 화질의 영상을 녹화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저장 용량 문제를 해결했다.
나카니시 요시히로 파나소닉코리아 시스템프로덕트 그룹장은 “소니의 블루레이 방식 타입이 저장 매체만 디지털화했다면 파나소닉은 촬영에서 편집, 실행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해 방송 업무의 프로세스를 크게 줄이는 것이 강점이다”라며 “이미 제품을 쓰고 있는 고객들의 좋은 평가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