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램, 플래시메모리 등 기존 데이터 저장매체들의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낮은 제조비용과 전력소모, 고용량, 비휘발성 등은 차세대 메모리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다.
M램은 커패시터(전자를 담는 그릇)를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이, P램은 상변환 물질이, Fe램은 페로일렉트릭이라 부르는 강유전체가 대체한다. 이 가운데 Fe램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고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커패시터의 소형화가 어려워 비교적 낮은 용량의 메모리를 요구하는 이동통신 단말기나 스마트카드 등에 제한적으로 이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포항공대-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연구진이 동전크기의 칩에 CD 1500장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테라비트급 Fe램을 현실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Fe램용 커패시터 소형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이 벌집모양으로 배열돼 있는 다공성 산화알루미늄이 열에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 금속-강유전체-금속의 적층구조를 갖는 나노 커패시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독성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여러 차례 동작을 수행한 후 정보손실이 급격히 나타나는 ‘전기적 피로’ 현상도 없으며, 커패시터의 소형화에 드는 시간도 매우 적기 때문에 앞으로 가장 각광받는 반도체 메모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