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휴대폰에 들어가는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카드의 국산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TF가 판매한 USIM카드 중 국산 비율은 60%로 절반을 넘었으며, SK텔레콤도 전체의 34%를 국산으로 공급했다. 10월 KTF와 SK텔레콤의 USIM카드 판매실적은 각각 36만개(국산 약 22만개)와 59만개(국산 약 20만개)다.
이에 따라 국산 비중은 전체의 44%로 아직 절반을 넘지 못했지만 그동안 외산 비중이 크게 높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 늘어난 것이다. 분기 누적 판매기준으로 KTF 경우 국산 비중이 작년 말 0.2%에서 올들어 1분기 2.6%, 2분기 16.0%, 3분기 61%로 급등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국산 비중이 3%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누적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산 USIM카드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올들어 국내 업체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금융서비스 지원 휴대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전체의 80% 가량을 금융서비스 지원 휴대폰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며, KTF도 금융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공급한다는 원칙하에 휴대폰 제조사에 이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능이 없는 휴대폰의 경우 통신 USIM카드가 들어가고, 금융서비스 휴대폰은 통신에 금융·교통 등의 기능이 추가된 콤비 USIM카드가 필요하다. KTF 단말기마케팅팀 관계자는 “콤비 USIM카드는 국내에 한정돼 사용되고 있어 국산 제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통신 USIM카드는 국제표준규격을 따르고 있어 초기부터 대부분 외산이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서비스 휴대폰에 들어가는 콤비 USIM카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국업체들도 이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내년에는 콤비 USIM카드를 사용하는 금융서비스 휴대폰 공급 물량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000만대 가량의 3G 휴대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80%, KTF는 70%를 금융서비스 휴대폰으로 공급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예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USIM카드 업계는 내년 상당한 시장 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윤선 케이비테크놀러지 전무는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초기 시작단계인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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