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없어서 못 판다"

 불황에도 잘나가는 제품들은 있다.

 기본 기능은 갖추되 불필요한 가격 거품은 제거한 ‘디버전스’ 제품, 에너지 절약형 부분 난방용품, 가정용보다 싼 업소용 생활용품들이다.

 ◇디버전스 인기 짱=옥션에서는 최근 1만원대 초저가 MP3플레이어가 한 달에 3000여개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음악 재생이라는 본래의 기능만을 갖췄지만 깜찍한 디자인으로 구매욕을 자극한다.

 CLG의 MP3P 풀세트(3만9800원)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아님에도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과 깜찍한 디자인을 갖춰 최근 한 달간 디앤샵에서 400여개가 팔려나갔다.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아이즈도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매장별 일주일 판매량이 평균 30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음악 재생이 주기능으로 화면을 볼 수 있는 LCD창, 조작 다이얼이 탑재되어 있어 10대층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0만원대 초반인 삼성 케녹스 블루 M100의 경우 디앤샵에서 최근 한 달간 1000대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을 최소화한 넷북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옥션에서는 현재 미니 노트북 판매량이 전체 노트북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강변 테크노마트에서도 노트북의 매장당 일주일 판매량이 60대 가량으로 이 가운데 30%는 넷북이 차지하고 있다.

 ◇전기료 절약이 최고=절전형 난방가전 제품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옥션에서는 전기매트·전기방석 등 절약형 부분 난방용품이 지난달 대비 100% 늘어났다.

 특히 전기 온열매트는 좌우 분리형 제품이 구매 상위를 휩쓸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블이나 퀸 사이즈의 경우 매트 좌우에 각각 따로 온도 설정이 가능해 혼자 사용할 때는 한쪽만 켜둘 수 있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테스의 콤팩트 스토브도 최근 한 달간 200대가 판매됐다. 8200원의 저렴한 가격에도 높은 열전도율과 난방 본연의 충실한 기능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업소용이면 어떠랴=업소용 김치찌개 사리면이 4배 이상 팔려나가는가 하면 업소용 롤티슈 판매도 40% 이상 늘어났다. 옥션에 따르면 대용량 상품이 올라오는 도매·식자재 코너의 1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면사리만 들어 있는 ‘사리면’, 라면 30개와 대형 수프 1봉지를 함께 판매하는 ‘덕용 라면’의 이달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4배가량 증가했다.

 업소용으로 분류되는 10㎏ 이상의 대용량 세제 판매량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장지도 업소용 롤티슈의 판매 비중이 40% 수준에 달하고 있다. 롤티슈는 일반 브랜드 두루마리 휴지에 비해 동일 용량 대비 50% 이상 저렴하다. 업소용 세제도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같은 용량 대비 평균 30∼40%가량 저렴하다.

 옥션에서 타이코 생활건강용품을 판매하는 김병환 차장은 “사리면은 일반인들이 1∼2상자씩 사가는 경우가 올해 4∼5배 늘었다”며 “고시생·자취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구매 후기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