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로 체결된 300억달러의 자금 가운데 40억달러가 다음주 처음 반입된다.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스와프 자금도 들어옮에 따라 외환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은 다음달 2일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외화대출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 뒤 낙찰된 금액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인출해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인출액은 40억달러이며 외화대출 기간은 최장 88일이다.
입찰 참가기관은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외은지점 포함), 농업협동조합중앙회·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신용사업부문, 한국산업은행, 한국중소기업은행 등이다. 한은은 외화를 대출하면서 대출금액의 110%를 담보로 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대출은 국공채 등을 담보로 달러를 빌려가는 것”이라면서 “스와프시장 입찰보다 훨씬 외환시장 안정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달러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의 달러 수혈은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 더욱이 외환보유액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억달러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스와프 자금 인출은 외환보유액을 방어하는 상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한은은 위기시에 공급받을 수 있는 40억달러 외에 평상시에도 자금을 받을 수 있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정금액은 적어도 3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함께 한은은 일본과도 통화스와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체결돼 있는 150억달러를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별도의 스와프를 추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와 한·미 스와프 등으로 달러가 들어와도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경상수지가 10월에 49억달러 흑자를 냈지만 자본수지 유출초과액(적자)은 255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상품과 소득, 서비스 등 경상부문에서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더라도 국내 금융기관 등이 채무를 갚기 위해 대규모의 달러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