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잔업 4시간에 토요일도 밤늦도록 일하지만 일감이 많아 신바람이 납니다.”
지난 26일 대우일렉 인천공장. 김치냉장고와 해외로 수출하는 냉장고 생산 라인이 있는 곳이다. 주요 가전공장이 경기 불황으로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대우 인천공장은 꽤 늦은 시간까지도 불빛이 환했다. 밖은 찬바람에 냉기가 감돌지만 공장 내부는 ‘쌩쌩’ 돌아가는 생산 라인으로 그 열기가 후끈거렸다. 10년 전 IMF 위기만큼 경제 상황이 어려워 잔업과 특근이 모두 사라졌다지만 대우일렉 인천공장은 완전 딴 세상이었다. 막바지 몰리는 김치냉장고와 수출 물량을 대기 위해 5000평 규모 공장에서 쉬는 라인이 없었다.
박태진 공장장은 “평일 8시간 근무에, 4시간 잔업까지 합쳐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일하고 토요일도 평일과 똑같이 근무해도 물량 대기가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작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189% 생산량을 달성했고 이 달에도 3배가 넘는 321% 생산이 잡혀 있다.
인천공장은 몰리는 주문량을 대기 위해 생산 프로세스도 혁신했다. 일일 단위로 자재를 점검할 수 있도록 설비 점검 제도를 수립하고 대책팀을 꾸렸다. 이 결과 라인 생산 가동률을 93%에서 99%로 끌어올렸다. 독자적으로 ‘캐비닛 우레탄(URT)’ 발포 기술을 개발해 시간당 생산성도 10%가량 높여 생산 대수가 기존 시간당 135대에서 지금은 150대까지 올라갔다.
대우일렉 생산 라인이 완전 가동 체제로 전환한 데는 최근 처음 진출한 스탠드형 냉장고의 효과가 컸다. 국내 최저 소비 전력량을 실현한 대우의 첫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클라쎄’가 지난 9월 시장에 선보이면서 ‘대박’을 맞은 것. 이 제품은 지난해와 비교해 김치냉장고 판매대수를 두 배 이상 올릴 정도로 큰 공을 세웠다.
이장희 냉장고 연구소장은 “대우는 적은 연구 인력이지만 GE·월풀 등 세계적인 가전 브랜드의 냉장고를 위탁 생산해줄 정도로 기술력과 생산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신 고효율 압축기, 기존 팬보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5배 높은 초절전 스마트 팬, 전구 발열량이 적어 기존 제품 대비 16배의 전력 사용량을 낮출 수 있는 반영구 LED 조명 등 저전력 부품을 사용해 최적의 절전 냉각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대우 인천공장은 지난 75년 3월에 준공해 내수·수출 중소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쇼 케이스·압축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냉장고 생산 기술을 인정받아 생산라인 전체를 ‘턴키’로 공급하는 플랜트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