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영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이 유원식 사장의 뒤를 이어 한국썬의 수장으로 승진했다.
한국썬은 지난달 28일 유원식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함에 따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본사에서 유 사장의 이임식을 가졌다. 한국썬은 유 사장의 후임으로 천부영 현 부사장을 선임했다.
◇내부 승진으로 경영공백 최소화=한국썬은 유 사장의 후임자를 외부에서 영입하기 보다는 이미 내부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천 사장을 후임자로 선택, 대표 공석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했다. 외부 인사를 택할 경우 영입대상 물색과 인사 면접 등에 많은 시간이 소모될 수밖에 없기 때문.
후임 대표 선임에 의견을 더했을 것으로 보이는 유 전 사장도 28일 이임식에서 ‘최근 시장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요지의 이임사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엔터프라이즈 영업 강화 전망=천부영 신임 사장은 한국HP에서 삼성그룹 영업 등을 담당하다가 지난 2002년 역시 한국HP에 몸담았던 유원식 전 사장이 한국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함께 자리를 옮긴 인물. 지난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한국썬의 엔터프라이즈 영업을 주도해왔다.
이처럼 영업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천 사장이 회사 수장을 맡게 됨에 따라 한국썬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과 금융권 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썬은 그간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판매량은 1위를 달렸으나, 엔터프라이즈급 제품실적이 취약해 판매액 기준으로는 항상 HP, IBM에 뒤처졌다.
◇첫 과제는 분위기 쇄신=지난달 미국 선 본사는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체 직원의 18%에 해당하는 6000여명을 감원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한국썬 측은 아직 국내 지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희망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어수선한 상태다.
처음으로 지사장 역할을 맡은 천 사장에게는 이 같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비롯해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둔화 우려 등 대내외 악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첫 과제로 던져진 셈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