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학술분야 위상 하락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가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논문 채택수

우리나라 반도체 학술 분야의 위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추락했다. 시스템반도체를 집중 육성하는 대만과 네덜란드에 논문수는 물론 내용상으로 추월당했다.메모리반도체 편중된 우리 반도체산업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30일 관련 학계 및 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2009’에 채택된 논문수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총 14편으로 미국(76편), 일본(33편), 대만(17편), 네덜란드(16편)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지난 ISSCC 2008에선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였다.

총 14편의 논문이 채택돼 대만(13편), 네덜란드(12편)을 눌렀지만 1년 역전됐으며 격차도 컸다.

네덜란드는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필립스를 필두로 산학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벤테(Twente)대학이 5편을, NXP와 TU델프트(Delft)가 각각 4편을 쏟아냈다. 대만은 TSMC와 같은 세계적인 파운드리회사가 대학에 무료로 파운드리서비스를 제공, 시스템반도체 관련 논문제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반도체 연구에 강한 대만국립대는 무려 9편의 논문이 채택됐다.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ISSCC 극동지역 부위원장)은 “3·4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와 대만은 기업과 학교가 한몸처럼 움직이면서 왕성한 학술활동을 펼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ISSCC에 채택된 한국의 논문 14편중 D램이 5편, 플래시메모리 1편, 디스플레이 2편을 차지해 시스템반도체에선 열세를 보였다. 그나마 KAIST가 우리나라의 체면을 세웠다. KAIST는 무려 7편의 논문이 채택돼 미국 MIT와 함께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논문이 선정됐다.

한편, ISSCC 2009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메모리기술의 진화 방향을 제시한다. 삼성전자는 3차원(D) 패키지 공법인 TSV(Through Silicon Via)를 이용한 8Gb DDR3 D램 논문을 발표한다. 이는 4개의 DDR3 D램을 TSV기술을 이용해 집적한 것이다. 생산효율을 기존 15%에서 98%로 개선시키며 TSV 기술의 가능성을 엿보게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기존 연구결과보다 소비전류를 50% 줄인 세계 최고 집적도의 4Gb DDR3 D램 논문도 선보인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10mW의 소비전력으로 핀당 1066Mb/s의 높은 데이터 전송률을 구현한 저전력 1Gb LPDDR2 D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ISSCC는 지난 1954년에 설립된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회로학회다. 매년 25개국 4000여명의 반도체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반도체회로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