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해 말 적용하기 시작한 45나노 공정은 40년의 트랜지스터 디자인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었다. 하이-k 게이트 절연체 및 메탈게이트와 같은 신소재를 적용해 누설 전류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15년간 로직 프로세스 7세대에 거쳐 실리콘 다이옥사이드(SiO2)를 이용한 트랜지스터 절연체 강화 부분에서 업계를 선도했다. 그래도 늘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는 날로 커지는 전류 누설량이다. 들어가는 트랜지스터는 많아졌지만 칩 크기는 작아졌기 때문이다. 전류 누설이 많으면 열도 많이 발생한다.
인텔은 ‘하이-k’라고 불리는 신소재를 개발해 이를 해결했다. 하이-K 게이트 절연체는 기존 소재보다 몇 배 두껍다. 트랜지스터의 폴리실리콘 게이트 전극을 대체할 신소재 개발로 누설 전류량을 100배 이상 감소시키쳤다. 이를 위해 인텔 실리콘 연구팀은 소재개발을 위해 100여 종의 화합물을 시험했다고 한다.
하이-k는 특정 소재가 유지하는 전하량 측정 기준인 절연율이 높다는 뜻이다. 절연율은 트랜지스터 성능과 직접 관련 있다. 상수값(k)가 높아질수록 트랜지스터 용량이 커져 적절하게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게 된다. 스위치가 꺼질 때엔 전류량이 매우 작아지며, 켜질 때엔 높은 전류가 흐른다.
소재마다 전하량 유지 능력이 다르다. 스폰지를 예로 들어보자. 스폰지는 많은 양의 물을 머금을 수 있다. 나무는 스폰지보다 작은 양의 물을 머금는다. 유리는 물을 전혀 저장하지 못한다. 스폰지는 하이-k 소재인 셈이다. 반도체용 하이-k 소재로는 하프늄 다이옥사이드(HfO2), 지르코니움 다이옥사이드(ZrO2), 티타니움 다이옥사이드(TiO2)가 있다. 이 물질들은 실리콘 다이옥사이드의 상수값 K보다 높은 3.9 이상이다.
신소재는 기록적인 속도를 구현하는 데스크톱PC, 노트북PC 및 서버용 프로세서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인 셈이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