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다국적 기업 CEO 자리 이동

 무자년 쥐띠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주요 다국적 기업 CEO들의 연쇄 이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원식 한국썬 전 사장은 최근 6년간 몸담아온 한국썬을 떠나 한국오라클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티브오영 오라클 아태지역 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형래 한국오라클 부사장의 승진설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유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오라클의 향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표삼수 한국오라클 현 사장의 경우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내년 3월 대학 개학과 함께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오라클에서 새 사장이 정식 선임될 경우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표삼수 사장의 경우 한국오라클을 대표하는 대외활동만 해왔을 뿐 실제 영업과 마케팅 권한은 3명의 부사장이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국썬은 유 전 사장 후임으로 천부영 현 부사장을 선임했다. 천부영 신임 사장은 한국HP에서 삼성그룹 영업 등을 담당하다가 지난 2002년 역시 한국HP에 몸담았던 유원식 전 사장이 한국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함께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천 사장은 지난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한국썬의 엔터프라이즈 영업을 주도해왔으며, 이에 따라 영업 중심으로 한국썬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웨어하우징(DW) 전문기업인 한국테라데이타는 1일자로 한국지사 신임 대표에 윤문석 전 시만텍코리아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윤문석 사장은 30년 이상 경력의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한국 오라클 회장, 한국베리타스소프트웨어, 시만텍코리아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거물급 다국적 기업 CEO다. 특히 윤문석 사장은 DW시장 진출을 선언한 오라클 전략에 따라 친정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이 됐다.

 최근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변경설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현 사장은 역대 한국MS 대표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4년 가까이 법인 대표를 맡아왔고 지난해 매출 목표치에 미달한 만큼 교체설이 부각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 및 정부 등과 좋은 협력관계를 일궈왔고 복잡한 한국MS의 대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왔다는 측면에서 유임설도 만만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IT시장 성장률 둔화, 급격한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위기극복의 구원투수로 CEO를 교체하고 있지만 법인의 권한은 점점 더 축소하는 상황이어서 CEO 교체가 실제 성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