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대 뉴스 주인공을 찾습니다

[기자수첩] 10대 뉴스 주인공을 찾습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모든 언론사는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올해는 유난히 10대 뉴스 선정이 까다로웠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돌풍’ ‘대박’ 상품이 많지 않았고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불황 여파로 모든 산업 부문이 침체기로 접어든 까닭이다. 온통 우울한 외신 보도 속에 유독 빛을 발하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닌텐도다.

 ‘닌텐도 돌풍’을 주저없이 10대 뉴스에 올릴 수 있는 배경은 단연 실적이다. 3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의 올 상반기(4∼9월) 성적표는 매출과 이익 모두 설립 이래 최고였다. 최근 반도체·소프트웨어·하드웨어·휴대폰 업체가 줄줄이 하반기 목표치를 낮췄지만 닌텐도는 보란 듯이 ‘닌텐도 위’의 올 판매 목표량을 100만대나 늘렸다.

 닌텐도가 2008년 내내 ‘불황 속에서 성공한 기업’의 아이콘으로 회자된 이유는 명확하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새로운 게임 수요층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우리 기업 중에 2008년 국제 10대 뉴스에 이름을 올릴 만한 기업은 없었다. LCD TV의 호황으로 삼성전자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던 지난해와 비교해봐도 대조적이다.

 외신들은 IT 업계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지난 2000년 초 인터넷 버블 경제 시기와 비교할 때 추가 구조조정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손놓고 있다가는 2009년 뉴스에서도 우리 기업 이름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침 해가 가기 전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3G 아이폰과 경쟁할 야심작 ‘옴니아’를 내놨다. 1년후 ‘옴니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평정’과 같은 ‘사건’을 10대 뉴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제2, 제3의 닌텐도 신화가 우리 기업에 의해 이어지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