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전선에 `차이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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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에 진입한 한국경제가 설상가상으로 ‘중국 경기 경착륙 쇼크’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최근 큰 폭으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우리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 감소한 292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200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27.8%나 감소해 ‘차이나 쇼크’의 위력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경착륙이 자칫 한국 경제를 장기 침체의 충격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진단까지 내놓고 있다.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점증, 한국 수출·주가 타격 예상=후진타오 주석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중국이 그 동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경기 경착륙 우려를 직접적으로 시사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도 ‘성장유지’를 내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등 중국 정부 내에서도 경기둔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10월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7.4를 기록해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998년 8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97.0보다 하회하는 수치다. 중국인들이 지금 상황을 외환위기 때보다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 하락세가 11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 수출감소 충격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각종 지표와 성장률 추이를 고려할 때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성장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8%대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국내 주가 추이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수출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쇼크’로 국내 경기침체 충격 심화=선진국 시장에 이어 믿었던 중국 시장마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한국 수출 증가율은 크게 꺾였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생산 감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산업생산이 실제 감소하는 현상은 한국 근대 경제사에 딱 세 차례 있었던 일이다. 2차 석유 파동 직후 10개월간, 외환위기 10개월간, 신용카드 부실로 7개월간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위기로 인한 생산 감소 속도가 신용카드 부실 사태 때보다는 훨씬 심각하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자원 부국의 수입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며 “이 같은 대외 수출환경의 악화는 한국 경기 침체 가속화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