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경기에 파급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09년 대내외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4.2%보다 1%포인트 낮은 3.2% 안팎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 원장은 “정부 경기부양책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아지는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수출은 세계 경기부진에 따라 4.7% 정도의 낮은 증가가 예상되나 국내 경기둔화와 유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무역수지는 균형이나 소폭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원장은 내년 8억달러대 무역수지 흑자를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의 기업대응 전략으로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비한 감량경영과 구조조정 등 비상전략을 수립 △금융위기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지역과 품목에 집중하는 시장 차별화 전략을 통한 수출확대 노력 등을 제안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내년 해외 경기가 쉽게 풀리기 힘들 것으로 보았다. 채 원장은 “미국 경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에도 내수부진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로존·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 본격화, 중국·인도 등 신흥국으로 경기둔화 확산으로 내년 세계경제는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주택경기가 안정을 찾아가며, 세계경제의 둔화폭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한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하락이 국제금융 불안에 따른 심리적 요인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 안정대책이 나오고 있으나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부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내년 유가는 하반기 경제둔화폭이 완화되면서 두바이유가 상반기 배럴당 40달러에서 하반기 50달러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글로벌 경기침체상황에서 수출의존형 경제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를 적극적으로 보완해주는 감세와 재정지출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삼 연세대 교수는 “신용경색이 큰 부문을 완화하기 위해 회사채 매입과 같은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